에세이

지하철 풍경.

덕 산 2023. 7. 3. 11:13

 

 

 

 

 

지하철 풍경. 

 

박천복 2023-07-03 07:45:45

 

나는 지하철을 자주타는 편이며 출퇴근시간을 피해 주로 낮시간대를 이용하고 있다 .

따라서 승객들을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이 크고 시야도 넓은편이다 .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마스크 .

쓴사람과 벗은사람의 비율은  4 대 6  정도인데 날이 갈수록 벗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

코로나펜데믹이 엔데믹으로 가고있다는 뜻이며 심리적 면역력도 생겼을 것이다 .

지난 3 년간 우리모두는 평생처음으로 오래동안 불편한 마스크를 쓰고살았다 .

이제 코로나도 독감수준으로 변하고 있다 .

 

다음이 스마트폰 ,

승객의  80%이상은 앉아있거나 서있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고 있다 .

2023 년 3 월기준 , 번호를 부여받은 스마트폰 가입자는  5 천 430 만여명 수준이다 .

한 통계에 의하면 , 우리들은 하루평균  150 회이상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

수백번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으며 ,

한시간을 손에 쥐고있는 경우  10 번이상을 들여다 본다 .

그렇다면 우리들은 스마트폰의 주인일까 노예일까 .

스마트폰을 보지않고있을 때 불안하면 노예이고 아니면 주인이다 .

 

그렇다면 스마트폰을 보지않고 앉아있는 사람들은 두손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을까 .

거의 대부분은 두손을 포개서 무릎위에 놓는다 .

이때 오른손과 왼손이 위에 위치하는 비율은 거의 반반이다 .

깎지낀 손도 있으며 , 간혹 팔장을 낀 사람도 있다 .

 

오래동안 지하철을 타고다니지만 지하철에서 책을읽는 사람을 볼 수 없다 .

어쩌다 한사람 정도 발견할때도 있다 .

우리나라는 연간  8 천만권의 책이 출판되고 있다 .

지하철뿐 아니라 거의모든 대합실에서도 책읽는사람을 찾기는 힘들다 .

지금우리의 하드웨어는 이미 선진국 수준이다 .

그러나 소포트웨어 에서는 아직 빈약한 편이며 그 이유중 하나가 책을 읽지않는 국민성 때문일 것이다 .

 

그리고 신발 , 지하철승객의  80%는 농구화 아니면 운동화를 신고 있다 .

가죽으로 만든 구도를 신은 사람은 극히 드물다 .

왜일까 . 편하기 때문이다 .

그래서 나도 농구화를 신고다닌다 .

농구화 한 켤레에 십만원이 넘는 고가품도 많다 .

편리함과 부드러움 , 기능면에서 딱딱한 구도보다는 농구화가 훨씬좋다 .

그런데 어떤 젊은이들은 슬리퍼를 신고 있다 .

슬리퍼는 실내용과 외출용 (샌들 )이 있는데 실내용 슬리퍼를 밖에서 끌고 다닌다는 것은 비 정상이다 .

그게 유행이라고해도 마찬가지다 .

 

 

 

 

 

 

지하철에는 꼴불견도 많다 .

주로 젊은 여자들 이지만 , 모든사람들이 보고있는데도 개의치 않고

긴 머리를 오래동안 빗고 , 립스틱으로 입술을 다듬고 , 콤팩트를 꺼내들고 화장을 고치는건 다반사다 .

인간이 그 외모를 다듬고 준비하는 공간은 지극히 은밀하고 개인적인 것이다 .

지하철에서의 화장은 공과 사를 구분못하는 무지의 소치로밖에 볼 수 없다 .

이런 사람들은 일상에서도 공과사를 구분못해 다른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고 피해를 줄 수 있다 .

본인들이 그런 사실을 모르고있다는 점이 사실은 더 큰 문제다 .

이들이 공통점은 잘생긴 여자는 없다는 점이다 .

 

나이많은 여자들의 경우 , 비록 마주않아 있어도 그 거리는 멀다 .

그런데 그 상태에서 얘기를 나누려면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

주위사람들에게 그건 사실상의 공해다 .

본인들만 모르고 있을뿐이다 .

옆자리에 앉았던 사람이 내리기위해 일어나는 경우 바로 그 앞에 서 있던

사람이 그 자리에 앉는 것은 자연스러운 순서다 .

그런데 그 빈 자리에 사람이 앉지못하도록 가방이나 핸드백을놓고 서있는 친구를 큰소리로 불러 앉힌다 .

인간이 염치를 모르면 이렇게 된다 .

또 어떤 여자는 , 앉아있는 자세에서 두 다리를 들었다놨다 하면서 다리운동을 한다 .

반대편에 앉은 사람들이 더러운 신발 바닥을 봐야한다는 생각은 아예 못한다 .

상대에 대한 예의를 모르는 무지와 이기적인 행동이다 .

이런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다 .

 

80 대후반인 나는 누가봐도 백발의 노인이다 .

그래서 자리를 양보받는 경우가 많다 .

놀라운 사실은 , 내게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들이 젊은이들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

젊은사람들은 노약자자리에 앉아있으면서도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느라고 누가 자기앞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

내게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30 대와  40 대들이다 .

우리사회의 허리에 해당하는 분들이다 .

그래서 감사하는 마음과함께 어떤 든든함을 느끼게 된다 .

 

우리모두가 경험하는 사실이지만 ,

지하철의 냉 ,난방은 극단적이다 .

여름에는 추위를 느낄정도이며 겨울에는 덥다는 느낌을 가질정도다 .

왜 이렇게 극단적일까 ,

현장사정을 모른채 매뉴얼대로 하는 경직성 때문이다 .

융통성과 균형감각이 없다 .

이렇게 낭비되는 에너지를 생각하면 시스템의 허점을 지적하지 않을수가 없다 .

절약은 어떤경우에도 미덕이 아닌가 .

 

지하철풍경은 바로 우리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

지하철은 모두가 함께 , 요긴하게 이용하는 대표적인 공공재이기도 하다 .

때문에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부정적인 현상들은 반드시 시정돼야한다 .

사회공동체는 많은 사람들이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는 시스템이다 .

따라서 개인의 이익과 편리를 위해 다른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언행을 삼가는것이 선진화된 사회다 .

우리모두 더 성숙한 시민으로서 사회공동체를 지키는 의무에 충실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소금을 담으려면 광주리가 튼튼해야한다 .ㅡ 우리속담 .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