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한철에는/ 淸草배창호
맹위를 떨치는 이 한철에는
한줄기 소나기가 금쪽같이 그리울 테지만
그렁그렁한 안부도 사치라는
풀뿌리의 억척을 닮았을까
밤낮이 바뀐 줄도 모르고
애증을 끌어안고 홀로 삭혀야만 했을
하염없는 까닭은 알 수 없어
차마 안쓰럽기만 한데도 오직 달만 바라보았다
"얼마나 기다리다 꽃이 됐나" 노랫말처럼
한낮엔 한없이 여린 네 모습이지만
그리움의 회포를 풀 수 있는 밤이면
화색이 감돌아
동동 날밤을 지새웠으니
희뿌연 사위가 그저 나 몰라라
동트는 것조차 서러워
새벽이슬 정인의 눈물 되어 구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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