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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비 / 박인걸

덕 산 2023. 5. 29. 10:10

 

 

 

 

 

여름 비 / 박인걸  

나뭇잎 위로  
빗방울 뛰어가는 소리에  

그대 걸어오시던  
발자국 소리가 들립니다  

어느 해 여름  
아직 비는 그치지 않고  

어둠이 내려앉은 거리로  
당신이 걸어오고 있었죠  

묵직한 발걸음으로  
작은 여운을 남기며  

환하게 웃으며 다가오시던  
당신을 잊을 수 없습니다  

긴긴 기다림에  
아득하기만 했던 당신이  
느닷없이 오시던 날  

나는 주저앉을 뻔했습니다  

여름비 내리는 날이면  
그날의 추억을 되짚으며  

행여 당신이 오시지 않을까  
비를 맞으며 서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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