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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 날에 / 배상호

덕 산 2023. 5. 8. 11:42

 

 

 

 

 

어버이 날에  / 배상호

 

마음에도 없는

어버이날이 곤혹스럽기만 하다

자식들은

이 날만은 부모를 찾아 뵈어야 하고

부모들은

자식들이 오기를

은근히 기다리는 모습이

피차 안쓰럽기만 하다

부모를 섬기고 사랑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지만

연중행사처럼 되어버린

어버이날이

눈에 가시처럼 부담이 되기도 한다

예전엔 일 년 열두 달 365일이

모두 어버이날이고

어버이를 봉양하며 함께 살지 않았던가

어쩌다 부모가 짐스럽게 된

막가는 세상을 살면서

카네이션 꽃보다도

흰봉투에 얼마를 건네주는 돈보다도

어버이를 진정으로 섬기고자 하는 마음이

자식들로부터 스스로 우러나올 때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고

밝고 환한 웃음이 그칠 날이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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