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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전하는 말 / 이해인

덕 산 2023. 5. 5. 17:54

 

 

 

 

 

비가 전하는 말 / 이해인

 

 

밤새

길을 찾는 꿈을 꾸다가

빗소리에 잠이 깨었네.

 

물길 사이로 트이는 아침

어디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나를 부르네.

 

만남보다 이별을 먼저 배워

나보다

더 자유로운 새는

작은 욕심도 줄이라고

정든 땅을 떠나

힘차게 날아오르라고

나를 향해 곱게 눈을 흘기네.

 

아침을 가르는

하얀 빗줄기도

내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

전하는 말

 

진정 아름다운 삶이란

떨어져 내리는 아픔을

끝까지

견뎌내는 겸손이라고...

 

오늘은

나도 이야기하려네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의 다름을 견디면서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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