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화落花 / 淸草배창호
봄날이 깊어 눈이 시려도
눈이 내리듯 소복한 임의 인기척에
달빛에 잠긴 호수의 물비늘 같은
봄철(春節)의 인연에 감사하고
환희가 짧은 긴긴 이별을 예감한
바람에 날리는 덧없는 저 꽃비를 보라
세속에 연연해하지 않은 경이로운
저 비움의 공허한 사랑을!
곧은 정절을 굽히지 아니한
가시리의 정한情恨을 지피다
깃에 들지 못한
눌러앉은 이내 욕심이 봄 꿈인 것을
걸림도 없고 애달파할 것도 없는데
초연히 고혹한 꽃비가 되어
놓지 못하고 망막 넘어 터를 잡듯이
가고 옴도 한때인 것을 알았는지
눈시울을 적시게 하는 남은 그리움을
어찌하라고 네, 알고도 떠나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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