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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 / 김해자

덕 산 2023. 3. 24. 16:07

 

 

 

 

 

개나리 / 김해자 

잎 돋을 틈도 없었다

아직도 겨울인가 빼꼼히 얼굴 내밀던

선발대 몇 놈은 돌아오지 않고

전위 소조 몇몇은 언 채로 매달려

아직 봄이 멀었음을 알렸다

그러기를 몇 번

일렬 종대로 줄 맞추어

터트린 진노랑 꽃봉오리

몇 소대는 하늘로 진군하고

몇 소대는 땅으로 포복하며

지천으로 깔려 봄을 증거한다

온몸으로 피워올린

노오란 바리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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