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동이 틀 때이면 / 淸草배창호
먼동을 재촉하는 삶의 마당귀에 걸린
거른 적 없는 희붐한 쳇바퀴의 오늘을
한 해, 첫째 달에
일출은 유달리 장엄莊嚴하게 솟아오른다
늘 버겁고 고단한 삶의 바다라 하지만
기쁨과 슬픔, 용서와 화해
즐거움과 아픔이 늘 공존하는 것이기에
비록 그려놓지 못한 잔상이 난무하는데도
늘 그만치에서 운해雲海속에 떠 있는
유장悠長한 침묵은 그토록 생환을 위한
비바람을 맞아가며 버텨 낸 길가의 들꽃처럼
찬연한 아람을 잉태하는지 모르겠다
낮달이 일순 머물다 가는 것조차
홰치는 소리에 은둔의 장막을 거둘 때
통속의 빗장을 열어 섬광을 밝히는 동이 타오를 때면
온누리에 청빈한 운율韻律이 새 지평을 연다

'배창호시인님 글방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백야白夜 / 淸草배창호 (2) | 2023.01.12 |
|---|---|
| 겨울나기 / 淸草배창호 (1) | 2023.01.07 |
| 욕망의 바람이 끝날 때까지 / 淸草배창호 (3) | 2023.01.03 |
| 무엇이 이 외로움을 이기게 하는가 / 淸草배창호 (2) | 2022.12.29 |
| 눈풍애(吹雪) / 淸草배창호 (1) | 2022.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