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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청 원인 다양… 청각세포 손상됐다면 '인공와우'가 유일한 답"

덕 산 2022. 7. 28. 13:25

 

 

 

 

 

"난청 원인 다양… 청각세포 손상됐다면 '인공와우'가 유일한 답"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1.12 09:16

 

[전문의에게 묻다] 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난청 방치하면 우울·치매까지

원인 정확히 진단, 치료받아야

 

인공와우, 소리를 전기로 변환

중증 환자도 다시 들을 수 있어

'얇은 와우축 전극' 효과 좋아

수술 후 매핑·언어치료도 필수

 

청력에 이상이 생기면 다양한 문제가 동반된다. 어린 아이의 경우 언어학습과 뇌 발달에 영향을 받으며, 노인은 의사소통 단절, 사회적 고립에 따른 우울·불안과 함께 치매 증상까지도 악화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는 "난청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격리되기 시작하면 인지기능에 문제가 생겨 치매가 악화되고, 이후 더욱 사람과 격리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며 "난청의 징후가 보인다면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난청… 원인 알아야 치료 효과 좋아

 

난청은 크게 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나뉜다. 외이도와 고막, 고막 안쪽 중이 등 외부에서 들어온 소리를 달팽이관에 전달하는 부분에 문제가 생긴 경우 '전음성 난청'에 해당되며, 달팽이관에 이상이 발생한 상태는 '감각신경성 난청'에 속한다. 과거보다 항생제가 잘 사용되면서 만성중이염이나 세균 감염 등에 의한 전음성 난청 환자들이줄고 있는 반면, 인구 고령화·생활 패턴 변화 등으로 인해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는 증가하는 추세다.

 

전음성 난청의 원인이 만성중이염과 같은 질환이라면, 감각신경성 난청은 60~70%가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최병윤 교수는 "완벽한 치료를 위해서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음성 난청은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나 약물로 치료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감각신경성 난청은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상이하다"고 설명했다.

 

◇유모세포 손상 환자, '인공와우'가 유일한 대안

 

달팽이관 내부 유모세포가 많이 손상되지 않았다면 보청기 착용만으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러나 보청기를 착용한 뒤에도 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유모세포가 줄어든 상태라면 '인공와우 이식 수술'이 필요하다. 외부에서 소리 자극이 전해지면 유모세포가 이를 전기 신호로 바꿔 청신경을 자극하고 소리를 뇌로 전달하지만, 유모세포가 손상된 경우에는 소리 자극을 전기 신호로 바꾸지 못해 청신경을 자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공와우란 말 그대로 인공적으로 만든 달팽이관(와우)으로, 유모세포의 역할을 대신해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꿔준다. 보청기가 소리 자극을 키워 유모세포의 전기 신호 전환 능력을 보충한다면, 인공와우 이식 수술은 유모세포가 완전히 손상돼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꾸지 못하는 경우에 시행된다. 수술 후 머리에 부착한 외부 장치가 밖에서 들리는 소리를 디지털 신호로 바꾸고, 바뀐 신호는 무선으로 피부를 거쳐 내부 장치에 전달된다. 이때 내부 장치가 유모세포의 역할, 즉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꿔주는 기능을 대신한다고 볼 수 있다. 최병윤 교수는 "유모세포가 과도하게 줄어 전기 신호를 생성하지 못한다면 인공와우 이식 수술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며 "고심도 난청 환자에게는 인공와우가 유일하면서도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 방법이다"고 말했다.

 

 

 

 

 

 

 

◇얇은 와우축 전극 이용… 우수한 효과 확인

 

성공적인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위해서는 난청의 정확한 원인과 함께 ▲달팽이관 모양 ▲청신경 굵기 ▲청신경과 연결된 신경 세포 수(예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수술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장치는 '얇은 와우축 전극'으로, 다른 전극보다 와우축 청신경과 전극의 거리가 가까워 세포를 효율적으로 자극한다. 최병윤 교수는 최근 연구를 통해 얇은 와우축 전극의 우수한 수술 효과를 입증하기도 했다. 2018~2019년 사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얇은 와우축 전극을 이용해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68명을 분석한 결과 ▲내이 기형 ▲달팽이관 내 종양 ▲와우 골화 등 난청이 발생한 다양한 경우에 얇은 와우축 전극 이식이 가능했으며, 기능적으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재수술한 환자 역시 기존 전극보다 조밀한 나선형 구조로 이뤄진 전극이 와우축과 가까이 위치하면서 청신경을 더욱 효과적으로 자극하는 양상을 보였다.

 

◇매핑·언어치료까지 받아야 치료 효과 높아

 

실질적으로 치료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수술 후 재활 과정에도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 인공와우 이식 수술 후 재활은 '매핑'과 언어치료 등 크게 두 가지다. 인공와우가 외부 소리 자극을 전기 신호로 바꿔주는 비율은 각 주파수마다 다른데, 이처럼 각 주파수별로 다른 비율을 조절·설정하는 과정을 매핑이라고 한다. 최병윤 교수는 "매핑은 피아노를 조율하듯 환자가 소리를 편하게 듣게 해주는 '소리와 전기 신호의 변환 공식'"이라며 "최근에는 수술이 비침습적으로 진행되면서 수술 24시간 후 매핑이 가능해졌고, 얇은 와우측 전극을 이용해 수술한 뒤 매핑을 조기에 실시하면 더욱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인공와우 이식 수술 도입 초기에는 수술 대상이 잔존청력이 남아있지 않은 성인에 국한됐으며, 일측 귀에 한해서만 수술이 시행됐다. 그러나 현재는 소아까지 대상이 확대됐고, 소아 난청 환자는 양쪽 청력을 모두 치료해야 언어 발달과 발음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양쪽 청력 모두 보험 적용(만 19세 이하)이 가능해졌다. 최 교수는 "향후에는 한쪽 청력이 좋지 않은 '비대칭성 난청' 환자의 수술이 더욱 활발해지고, 잔존청력이 많이 남아있는 환자까지 적응증이 확대될 것"이라며 "치료가 빠를수록 동반된 문제나 질환도 빠르게 개선될 수 있는 만큼, 불편함을 방치하지 말고 의사 상담을 통해 보청기, 인공와우 이식 수술과 같은 치료를 받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1/11/202201110154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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