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에서 / 淸草배창호
바람이 실어 나른 홀씨의 애틋한 사랑
하늘을 이고 땅에 뉘었으니
낯설고 물설다 해도 구름을 닮은 네,
초록의 여린 잎사귀에 맺힌
이슬방울 보는 것이 참 좋다
빼어나지도 않아 눈길조차 주는 이 없어도
허리 굽혀 쭈그리고 앉아 바라보는
들꽃에서 동색을 느꼈으니
신열을 앓았어도 욕심 없는 환한
네, 마주할 수 있어 참 좋다
작은 것 하나에도 행복해하며
귀히 여기는 지순한 그 마음이라서
바람이 서성이다 차마 밟고 가더라도
그래, 알면서도 모른 체하는
네, 예쁜 마음이 더 할 수 없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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