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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꽃이 필 때 / 복효근

덕 산 2022. 6. 14. 14:34

 

 

 

 

 

밤꽃이 필 때 

               - 복 효 근 -

 

 

​앞집 장닭은 시도 때도 없이 울어서

날이 밝았겠거니 하고 일어나면

새벽 세 시도 되고

네 시가 되기도 했지요

 

유정란 먹겠다고 기르는 그 닭을

그러나 나는 모가지 비틀어

소주 안줏감으로나 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요

 

밤꽃내 진동하는 6월 어느 날엔가는

동네가 떠나가도록

유난히도 울어쌓는 웬수 같은 그 놈 때문에

웬일이랴 깨어서

우리 내외

뒤척이다 궁시렁대다 그만

갑자기 뜨거워졌겠지요

 

가끔은 아닌 밤에 꼬끼오

닭이 울어도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밤꽃내는 왜 스멀스멀

온 동네에 기어 댕기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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