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적자가구.

덕 산 2022. 6. 14. 14:31

 

 

 

 

 

적자가구.

 

박천복 2022-06-13 10:52:41

 

한국금융연구원이 2022년 5월에 발표한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 전체 2천52만 가구 중 17.2%인 354만 가구가 적자가구로서,

연 평균소득 4천600만원 중 원리금 상환액이 4천500만원으로

경상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8%다.

 

벌어들인 돈을 거이 빚 갚는데 쓰고 있다.

특히 적자가구 중 16.5%는 소득대비 대출비율이 높은 가구들로

이들의 평균부채는 다른 가구들보다 4배가 높은 4억원에 달하고 있다.

한편 적자가구의 평균필수 지출은 연간 2천400만원이며 이자 외

비소비지출은 900만원에 달한다.

 

따라서 이들 적자가구는 구조적으로 빚을 청산하기 힘든 처지가

계속되고 있으며 오히려 빚이 늘어날 가능성이 더 많다.

한편 연간 국내총생산(GDP)대비 가계부채 수준을 비교한

한국금융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한국가계부채는

GDP대비 104.3%로 조사대상국가중 가장 높았다.

가계빚 규모가GDP보다 큰 나라는 한국뿐 이었다.

 

이런 적자가구중 특히 더 이목이 집중되는 세대는 30대다.

30대가 가지고있는 빚이 연소득의 3배에 육박하는데다 빚이 늘어나는

속도도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리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경우 대출부실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연령대가 30대라는 얘기다.

지난4월19일 한국은행 발표에 의하면 작년 말 기준 30대의 소득대비

지출비율은 280%로 다른 연령대보다 더 높았다.

 

연간 5000만원을 번다면 빚이 1억4000만원이라는 뜻이다.

모든 연령대의 평균인 238.4%와 비교해도 41.6%포인트가 높다.

이는 30대가 영끌과 빚 투 열풍을 주도하며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

투자에 나섰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연소득대비 원리금상환부담역시 30대가 41.5%로 모든 연령대중 유일하게 40%를 넘었다.

연간소득이 5000만원인 경우 2000만원 이상을 대출 원리금 갚는데 썼다는 얘기다.

30대라면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신참이라고 할 수 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세대가

이렇게 큰 빚을 지고 수입의 대부분을 원금상환과 이자지불에 쓰고

있다면 사실 보통일이 아니다.

 

정상적인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의 확실한 기반을 닦는데 결정적인

하자가 생기는 것이다.

길게 보면 사회생활 전반에서 시작도 하기 전에 실패부터 자초하는

어리석은 일이 될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도 경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 게 경제다.

 

일확천금은 더더구나 없다.

아무리 큰 숫자라 해도 결국은 하나부터 시작되는 게 또 경제이기도 하다.

30대는 하나부터 시작하는 세대다.

하나가 쌓여 열이 되고 백이 되는 순서에서 예외는 없다.

 

나는 대학을 졸업한 후 직장에 다니면서 나이 30에 결혼했다.

남매를 낳아 기르면서 다섯 번을 전세로 이사하면서 살았다.

결혼 6년차가 되었을 때 어머니의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고,

회사 사우회에서 돈을 빌려 주공이 지은 13평짜리 연탄아파트를 구입했다.

아내는 부엌에 딸린 손 바닥만한 마루를 윤이 나게 닦았다.

 

그 얼굴은 기쁨으로 빛났다.

드디어 ‘내 집’을 마련한 것이다.

내 집은 그렇게 소중한 것이고 대견한 것이었다.

그때 나는 내 월급으로 기본생활을 하고 원리금과 이자를 갚을수

있다는 예상을 했었고 그 계획은 적중했다.

그 후 우리부부는 계속 절약하고 저축했으며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몇 년 후 우리는 주공이 지은 국민주택을 구입, 이사했다.

 

건평20평짜리 단독주택에 마당이 60평 이었다.

나는 거기에 잔디를 심고 진돗개 삼대를 길렀다.

그 후 상당기간은 공장근무를 하면서 회사사택인 간부아파트에서 살았다.

그리고 내가 정년퇴직했을 때 우리는 그 집을 처분, 지금의 32평짜리

아파트를 구입했으며 우리부부는 20년째 이곳에서 불편 없이 살고 있다.

 

 

 

 

 

 

 

우리부부는 결혼생활 56년 동안 단 한 번도 적자 가구였던 적은 없다.

지금도 감사하고 만족한 마음으로 검소하게, 그러나 독립적으로 살고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있지만 ‘경제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어려운 환경이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우리가 적자가구가 안 되었던 것은

또 그대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나는 그것이 우리부부의 생활원칙 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누구에게도 빚진 적이 없다.

빚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빚은 다시 빚을 지게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없으면 안 쓰면 된다.

외상도 하지 않았다.

 

물론 월부나 할부로 물건을 사는 일도 없었다.

이자율이 높기 때문에 비싼 값을 지불해야한다.

다른 하나는 남과 우리를 비교하지 않았다.

상대적 박탈감은 무서운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우리의 분수를 알고 살았으며

수분(守分)하면 실수가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러한 생활원칙은 ‘가진 것에 감사하고 만족하는 마음’ 이 있어야 가능하다.

여기에는 신앙생활이 크게 도움이 된다.

‘돈을 사랑함이 일 만악의 뿌리다.’라는 말씀이 그것이다.

 

나는 평생 한 은행과 거래를 했고 그 은행의 신용카드를 쓰고 있다.

지금 그 은행은 인터넷뱅킹에서 송금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있고,

신용카드의 1회 이용한도는 1천200만원이다.

높은 신용도로 VIP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용에서 언제나 일시불이었고 단 한 번도 연체한 일이없다.

어떤 의미에서 적자가구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똑같이 적자가구를 면하는 것도 사람하기에 달린 것이다.

수입과 지출, 즉 수지가 균형을 가지면 적가가구가 될 이유가 없다.

 

무엇이 그 균형을 깨는지를 아는 게 지혜다.

이 세상에 빚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

한 가정은 빚이 없어야 정상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는 개인도 마찬가지다.

 

욕심은 소금물이다, 마실수록 목은 더 마른다.ㅡyorowon.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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