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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나무에게 / 카프카

덕 산 2022. 6. 4. 11:00

 

 

 

 

 

6월의 나무에게 

                - 카프카 -

 

나무여, 나는 안다

그대가 묵묵히 한곳에 머물러 있어도

쉬지 않고 먼 길을 걸어왔음을​

 

고단한 계절을 건너 와서

산들거리는 바람에 이마의 땀을 씻고

이제 발등 아래서 쉴 수 있는

그대도 어엿한 그늘을 갖게 되었다

 

산도 제 모습을 갖추고

둥지 틀고 나뭇가지를 나는 새들이며

습윤한 골짜기에서 들려오는

맑고 깨끗한 물소리는

종일토록 등줄기를 타고 오르며

 

저녁이 와도 별빛 머물다가

이파리마다 이슬을 내려놓으니

한창으로 푸름을 지켜 낸 청명은

아침이 오면 햇살 기다려

깃을 펴고 마중 길에 든다​

 

나무여, 푸른 6월의 나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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