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도수를 맞춘 렌즈처럼

덕 산 2020. 10. 14. 12:28

 

 

 

 

 

도수를 맞춘 렌즈처럼

 

이철훈 2020-10-14 10:22:32

 

오랫동안 쓰고 다니던 안경의 고마움을 잊고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사우나에

쓰고 들어가고 여기저기 떨어뜨려 흠집을 낸다.

 

급한 성격에 보이는대로 거친 수건등으로 렌즈를 함부로 딲다보니 안경렌즈의

코팅이 벗겨지고 흠집이 나 사물과 글이 뿌옇게 보일 정도로 그동안 안경을 함부로 취급했다.

 

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시야가 점차 희미하게 방해받는 것도 무시하고 그냥 지낼만한 것처럼 무감각하게 보낸다.

 

한동안 견딜만했지만 모든 사물과 글을 제대로 보고 있고 정확하게 읽고 있는지 뒤늦게 걱정하게 된다.

 

매번 도수에 맞는 안경렌즈를 교체하면서 경험한 복잡한 시력검사와 다양한 렌즈의

선택등의 절차를 통해야 비로서 자신의 안경이 된다.

 

그동안 나빠진 시력에 맞춘 새로운 렌즈로 바꿔보니 뿌옇고 희미하게 보이던 주위의

사물과 글이 갑자기 밝아지고 분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단순히 쓰고 다니는 안경의 렌즈만을 바꾼 것뿐인데 이렇게 시야가 확보되고

분명하게 달라진 모습을 경험할수있다는 사실에 그동안 그냥 대충 지내던 무감각에 놀라게 된다.

 

이처럼 조금 불편하지만 참고 견디고 지난 형식과 시스템에 익숙하고 치우치다 보면 안일하고 나태하게 된다.

 

계속되는 평범한 일상이 되풀이 되다보면 갖고있던 꿈과 이상도

희미해지고 변질되어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현실에 적응하게 된다.

 

한때는 자신의 꿈과 이상을 실현시키기위해 다양한 주장과 많은 노력도 해보았지만

현실의 높은 장벽에 부닥쳐 실망하고 좌절하다보면 현실에 한계를 깨닫고 주저앉아버리게 된다.

 

어느새 오래전부터 이루고 싶었던 많은 계획과 기대를 실행에 옮겨보지도 못하고

잊혀져갔고 이제는고민과 갈등조차 하지 않게 되는 무감각하고 무기력한 모습으로 변해버린다.

 

자신의 변한 모습을 이해할수없는 논리로 합리화하게 되고 구태의연하고

낡은 생각으로 처음에 가졌던

꿈과 희망. 기대를 잊고 지내게된다.

 

도수를 맞춘 깨끗한 렌즈를 통해 사물과 글을 밝고 분명하게 보듯이

초심의 열정과 포부를 잊지 않고 변함없이 추진하다 보면 꿈과 희망을 이룰수있게 된다.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