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아 ~ 가을인가요?

덕 산 2020. 10. 6. 13:42

 

 

 

 

 

아 ~ 가을인가요?

김웅채 2020-10-05 16:03:24

 

아~ 아~

억새가 나불거리니 가을 인가요 ?

 

지난여름 홍수경보 때 동작대교 근처 한강변에 왔다가

오랜만에 와보니 나보다 키가 더 크게 훌쩍 커버린 억새가

소슬한 가을바람에 키 크고 속없이 나불 거리네

 

지긋지긋한 코로나에다가 지루한 장마 비로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움추리며 살다보니 아니 벌써 가을이 와버렸네

 

백수라 오늘 하루하루를 뭣하며 보낼까 걱정하는데도

월요일이 시작되는가 하면 잽싸게 주말이 다가오고

금년 정초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월로 한 해도

반 토막의 반밖에 안 남았으니 참으로 무정한 게 가는 세월이네

 

우리가 비행기를 타고 깜깜한 먹구름을 뚫고 하늘을 높히 날으면

하늘위에 또 다른 하늘이 구름 한 점 없이 파랗게 보이네

 

저 아래 구름 밑에서는 이 풍진 혼탁한 세상으로

사람들이 욕심으로 가득차서 눈만 뜨면

치고받고 싸우는 게 일상사가 되고 말었네

 

 

 

 

 

아마도 늙어 숨넘어가 꼴깍하는 찰나에도

내 편 네 편 편갈려

싸우는데 정신이 팔려서 본연의 고귀한 삶의

가치를 모른 채 허망하게 가고 말 것이네

 

내 생각이 옳다 그르다 열 내며 싸워 봐도

죽으면 결국에

모두가 없어지고 공으로 돌아가는데도

끝까지 집착의 아집 끈을 놓치 못하고

싸우는 아둔한 중생들이 불쌍하기만 하네

 

허나 구름위의 하늘에서는

세태의 아귀다툼의 먹구름이 없이 정말 티 없이 맑고

파아란 하늘이라서 아집과 편견이 없는

진리와 정의만으로 꽉 차있는 천상낙원이네

 

아 ~ 가을이 오면 혹한이 오고

다시 봄날이 와서 훈훈해지면

또 다시 이글거리는 혹서기가 오는

돌고 도는 세상이네

 

사람도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겸허한 자세로 수신제가하면

정치판도 세상살이도 잠잠해지는 평온한 이해 속에

모두가 살맛나는 세상을 누릴 것이네.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