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훈(ich***) 2019-12-02 08:26:10
여행을 다녀온 후에도 한동안 자신이 인상 깊게 본 유적지와 이곳저곳을
여행하면서 바라보았던 도시와 마을의 풍경을 그리워하게 된다.
이름도 제대로 기억하기도 힘든 현지의 레스토랑에서 메뉴판을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무슨 음식을 주문해야하는지 알 수 없다.
결국 옆 테이블의 손님들이 먹고 있는 음식을 기웃거리고 주저하고 있으면
친절한 웨이터가 알려주는 데로 주문하면 괜찮은 음식을 먹을 수가 있다.
웨이터가 가져다준 음식과 와인한잔으로 허기도 채우고 여행자의
지친 몸을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갖게 된 기억도 생생하고 현지의
화폐가치와 자국와의 화폐계산이 서툴러 무조건 카드로 지불하기도 한다.
다음번 여행지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고 내리면 현지인의 생김새와 언어도 음식,
도시와 마을의 풍경도 너무나 달라져 잠시 어리둥절하게 된다.
여기저기 정신없이 돌아다니지만 나중에 기억에 남겨두려고 방문지마다
그 곳을 상징하는 작은 것들과 엽서정도는 꼭 구입하게 된다.
여행이 끝나고서도 그때 찍은 사진과 구입한 것들을 들여다보며 아아 그때 그곳에서
이런 물건들을 구입했고 어떤 음식점에서 먹은 현지음식이 맛있었고 브랜드명 조차 기억이
흐미한 와인 한잔한 기억과 스쳐지나간 도시와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생생하게 떠올리곤 한다.
조금 한가한 시간이면 여행 중에서 그냥 지나갔던 일들도 기억나고 다음번 여행에는 똑같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과 이미 다녀온 여행지를 기회가 되면 다시 방문하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지나보면 특별한 목적이 없으면 다시 방문하지 않게 된다.
모든 것을 잠시 잊고 훌훌 털어버리고 과감하게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은 몇 년째 벼르고 벼르다 여행사의 여행스케줄에 맞춰 떠나보지만
사전준비와 지식조차 없이 시간에 쫓겨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온다.
물론 얼마나 떠나고 싶었고 기대하던 오랜만의 여행으로 반갑고 즐겁지만
타이트한 여행스케줄로 무언가 아쉽고 허전한 심정을 갖고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오게 된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잠시 시간 내기도 어렵고 주머니사정도 여의치 않은 사람들에게는
모처럼 떠나는 여행사의 단체여행이 쉽고 편한 여행이지만 현지의 여기저기를
꼼꼼히 돌아보지도 못하고 그냥 지나치고 마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가을인가 하면 벌써 지나가버리는 아름다운 계절인 가을을 아쉬워만 하지 말고
가까운 산이라도 찾아 형형색색으로 물든 단풍을 실컷 구경하고 가을비로 젖은
낙엽위로 토토리를 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바쁘게 뛰어다니는 다람쥐도 구경해본다.
산속깊은 곳은 벌써 살얼음이 맺친 작은 계곡물을지나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산정상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라 탁트인 정경을 바라보며 소리없이
다가오는 겨울의 정취를 마음껏 즐겨보는 것도 멋진 일이다.
높은 산을 오르고 겨울바다를 보기위해 마음먹은 여행과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하더라도
그냥 간편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천천히 강아지와 산책을 하거나 한적한 공원과 운동장에서
조깅도 하고 자전거를 타고 간단한 운동도 하며 휴일을 지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직장과 집만을 오고가는 단순한 일상에서 벗어나 집근처의 공원과 가까운
산을 찾아 계절이 바뀌고 있는 것을 실감하고 체감하는 것이 생활의 활력을 주고
사회생활에 찌든 스트레스도 풀고 작은 힐링도 얻을 수 있다.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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