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슬픈 자화상

덕 산 2016. 11. 10. 09:37

 

 

 

 

 

 

 

 

인간은 미완성의 존재다. 미완성은 불완전한 것이다.

그것은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완전무결하게 창조하지 않고 어딘가 모자라게 만들었던 것이다.

신은 왜 불완전한 인간을 만들었을까. 살아가면서 그 부족한 것을 스스로 깨쳐서 완성하라고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철학자들은 자기실현이 자아완성이라고 했다. 그리고 철학자들은 말하기를 인간이 죽을 때

역사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다고 했다. <당신은 세상을 떠날 때 무언가 보람 있는 것을 남기고 가야 한다.>

이 말은 안병욱 교수의 말이다. 미술가는 그림을 남기고, 음악가는 불후의 명곡을 남기고, 과학자는

위대한 발명품을 남기며 교육자는 위대한 제자를 남기고 간다. 이런 사실을 역사는 우리들에게 잘 말해주고 있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부단히 무언가 이룩하려는 본성을 지닌다.

 

하지만 인간은 본래적으로 탐욕을 갖고 있다. 무언가 남보다 더 가지려는 소유의식을 갖고 있다.

그것이 죽음에 이르러 부질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뿌리칠 수가 없다. 인간의 마음에

사심(邪心)이 없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표현은 다를지 모르나 청정심, 명경지수 같은 말도

같은 생각이다. 인간은 모두가 붓다나 예수, 그리고 공자처럼 살 수는 없다. 왜냐하면 신이 인간을

미완성으로 창조했기 때문이다. 물질사회와 자본주의 사회로 흘러오면서 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인식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돈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사회가 되면서 땀 흘리지 않고

손쉽게 돈을 잡으려는 풍조가 만연해졌다. 증권, 카지노, 경마장, 경륜장 등등 요행을 바라는 인간

심리가 가정을 파괴하게 만든다. 소년 소녀 가장이 늘어간다. 이런 사회를 원한 것은 아니다.

 

최순실의 부정은 어느 외국의 일이 아니라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들 자신의 일이다.

이 사건으로 영상매체와 신문의 지면을 더럽히는 것은 남의 나라 사람의 얼굴이 아니라,

우리들 얼굴을 스스로 더럽히는 것이다. 온갖 검증되지 않은 추측기사가 난무하고,

그것을 외국특파원 기자들이 본국으로 송고한다. 이런 허구의 자화상이 우리들 언론기자에 의해

지구 곳곳으로 퍼져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라. 슬픔을 금할 수 없다. 표현의 자유를 막아서는 안 되지만,

거짓을 진실로 아는 세계인들을 생각해보자. 유언비어는 안 된다. 기사 하나하나가 신중해야 한다.

나라의 위기 때 마다 우리는 그것을 슬기롭게 이겨낸 민족이다. 일그러진 우리들의 자화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데는 남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하나뿐인 이 나라를 끌어안아야 하리라.

나 자신부터 부끄러움이 없었던가를 자책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누가 이득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본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운명공동체란 것을 알아야 한다.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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