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흥서(khs***) 2016.06.26 11:30:06
세월이 빠르다 느낀 것이 어제 오늘이 아니건만은 오늘 새삼 더 그 절실함을 느낀다.
암선고를 받고 혼자서 속을 썩였던 그날도 어언 멀리 사라지고 주치의 교수님의
졸업증명서를 받고는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사람마음이 간사하여 점점더 아름다운 세상을 보고싶고 아른거리는 손녀가 커가며
행복해 하는 모습조차도 더 보고싶은 욕심에 아침 저녘으로 걷기운동 을하고 참선을 하며
건강만은 이제 거리낌이 없을거라 자신 했었다.
인생이란게 그렇게 헐겁게 지나가지는 않는 듯했다. 건강검진 이란 것을 굳이 해보고나서
몸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 하여 큰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했다.
모든 조건은 그리 크게 걱정할것 없었지만 혹여 암 을 수술하고 5년 졸업을 했지만
한번더 결과를 정리 해봄도 좋을 것 같아서였다.그런데 뜻박의 부위에서 문제가 생겼다.
이번엔 심장이 이름도 서툰 대동맥 판막이 이상있다 며 당장 수술을하라는 통보가 내려졌다.
하늘이 또 한번 무너진듯 노랗게 눈앞을 가린 절망이라는 이름이였다. 증상도 없이 잘지내고
있던차 이것은 또 어떤 고통일까 하는 불안함 보다는 잠시라도 뛰지 않으면 죽음 이라는 것을
익히 잘 알고 있었기에 몇날 몇일을 고민하고 또 고민을 했었다. 내가 너무욕심을 부렸다
생각하며 반성도 했고 지나간 삶속에 어리섞음 역시 가슴을 치고 있었고 남겨진
식구들에게 무엇을 남겨야 하는 숙제가 단번에 쌓여왔다.
만나는 사람에게 조차 숨기고 싶은 나의 증상을 애써 외면하며 침착하려 무진 애를 썼다.
참으로 기구한 인생이라 혼자서 자괴감 으로 괴로웠다. 누구에게 하소연 할수도 없고 누구를 붙잡고
어찌 해야 하는 지를 상의 조차 할수 없는 나이 인생 칠십을 넘겨섰기에 스스로 결정을 해야했었다.
그리고 순간순간 지나가는 숱한 추억들 마져 아깝고 소중한 시간속에 나는 나를 맏기고서 잠시 아니면
영원히 잠이 들지도 모른다는 무서운 공포에 떨어야 했다.시간은 참으로 잘도 지나간다.
아무리 지독한 미련이라해도 어김없이 지나가 버리는 마술같은 게 세월이다.
어느 스님의 책 제목이 생각났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 이였던가?
그러나 멈추면 모든게 끝임을 알기에 그순간 왜 그 책의 제목이 생각났는지 나도 모른다.
삶은 정말로 대단한 힘을 소유한 유일한 것이다. 또 그시간을 견디고 아픔조차 조금씩 잊어가는 시간을 주었다.
그리고 이렇게 일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지금 그때를 돌아보며 글을쓰는 마음이 조금은 한가롭다.
삶과 죽음이라는 갈림길에 서서 방황을하며 혼돈에 빠져 있을때 나에게는 내가 늘상 맞이하고 선
내 종교의 표상이 가슴에 색여 있었다.누구나 영원하지 않음에 나역시 모든것을 다 벗어던지고
언젠가는 다가갈 그 별을 꿈꾸기 시작했다. 꿈속에 그 별은 나의 안식을 철저하게 위로했고 보듬어주었다.
덤으로 사는 세상이 이렇게 행복할수 있을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후유증도 없이 잘 치료해준 주치의 교수에게 편지를 썻다. "잘 고쳐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셔서 많은 환우들에게 삶의 희망과용기를 심어주시기 바랍니다..."
참으로 빠른 세월이다 . 이렇게 빠른 시간 속에서 어쩌면 조금씩 줄어드는 나의 삶이
무섭지 않음을 이제야 알게되었다.그리곤 하늘이 파랗거나 흐리거나 뜨거운 태양을 보내거나 모든것이다
살아있슴으로 바라보고 느끼게 되는 것 이라 그려려니 하며 받아들이는 연습조차 필요없게 되었다.
남겨진 시간속에 어쩌면 나는 조금은 더 성숙되고 가벼울 것이라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가도 겁나지 않음으로 하루가 즐겁다. 행복이란 것에 크게 어렵지 않음도 이제야 알것같고
인생이라는 무게가 그리 크게 무게를 주지 않음도 알수있다.
이세상을 살다 스쳐간 수많은 사람들이 누구나 지나가야 할 인생길 은 아마도 서서히
그 존재의 가치를 놓아야 함을 터득하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 비를 기다리며 산천초목을 걱정하고 밭을 가꾸며 고마움으로 열매를 수확한다.
언제 이렇게 매사 고맙고 감사함을 느꼈을까? 살아있슴이 행복 그 자체 이다.
늦둥이 손녀가 와서 방글거림도 행복이고 중학교 손녀가 전화를걸어 "할아버지 사랑해요.."라고 말을해도 행복이다.
어느곳에서든 행복은 존재하며 어떤 과정을 격어도 두렵지 않음이 도를 통달한 사람이 된듯하다.
농담처럼 인생 뭐 별것인가?" 하던 말이 정말로 내게 가까히 다가와 있다. 상처를 하고
실의에 빠져 있는 후배를 만났다. 아픔을 채곡히 채운 눈빛에서 내가 알고있던 슬픔을 읽었다.
그리고 나의 삶속에 지나간 날의 아품도 들려주었다.
인생은 누구에게나 아픔도 슬픔도 싣고 흘러가는 강물 같은 것이라며...
"별것아닌 인생.."이라 너무가볍게 생각함 역시 이 나이가 되어 무겁지 않은 시간으로 해서 받아들인 결과이다.
열심히 살아온 시간 부터 지금껏 누려온 시간속에 나는 이미 모든게 거추장 스럽지 않은 자유를 맛본다.
그냥 비나좀 내려 초목이 갈증을 풀어주었으면 하는아주 소박한 바램만이 있고 내일 아침 또 벌떡
일어나 환한 아침을 맞이하는 것이 남겨진 소원이다. 그리고 언제나 꿈꾸는 별...그 별을 생각한다.
아마도 내 스스로의 지독한 위로일 것이지만 그것이 편안한 하루하루를 이어주는 마법이 될수 있을 것이라 믿는 다.
참으로 이처럼 빠른 시간을 어쩌면 나에게 다가온 지나친
행복이라는 틀에 가두어 건방져 진 것은 아닐까 조심스럽다.
- 글 출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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