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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의 덕(德) / 강봉환

덕 산 2016. 5. 26. 14:30

 

 

 

 

 

 

 

 

옷깃을 스쳤기에 인연이라면

천생의 연으로

당신이 나를 스쳤으니

이 또한 인연입니다.

 

귀천은 굳이 나누지 맙시다

애증도 행복과

불행도 정하지 맙시다

 

당신과 내가

사람과 짐승과 벌레가

모두 사는 세상에 함께 하였으니

되돌려 아파 할 일이면

이 만큼만 알고 지나갑시다.

 

그리하여 서로의 얼굴이

바람처럼 불어갈 즈음

가슴에서 울컥 설움이 솟거든

사랑했다 합시다.

 

 

 

 

 

 

만났던 모든 것이

쓸쓸히 지났음에

노엽지 않을만 하거든

그때에도 따끈한 온기가 있거든

그 가슴에서 그립다 생각 합시다.

 

풀잎도 열매도

낙엽과 모든 것의 그림자까지

그 속에 내가 있었음을

 

그래도 다행히 우리였음을

몹시도 사랑했다면

인연의 덕이라 그리 합니다

 

--- 강봉환 외로운 고사목이어도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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