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전상서
- 신 경 희 -
그해 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해질녘 창가에 서면
겨울나무 가지의 눈송이 처럼 맑은 당신
울먹이는 마음을 달래며
미소 짓는 당신을 뒤로하였습니다.
찬바람이 불고 눈발이 휘날리는 겨울이 찾아오면
비 맞은 낙엽처럼 눅눅해지는 마음은
내 멀리 있으되 늘 당신을 향한 그리움이
리어카를 끌고 언덕을 오르던 당신에게 달려갑니다.
고열로 누워있을 때면 잠 못 이루는 당신이 곁에 있어
나는 행복했습니다.
꿋꿋하게 이 세상을 살아가도록
잘 키워주신 당신
한 마음, 일심의 마음은
'건강하십시요'.
식탁에 둘러 앉아 옛 이야기 나누며
따뜻한 탁주 한 잔 올리며 찾아뵈올 때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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