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평

그리스 사태를 애써 외면하는 정치권

덕 산 2015. 7. 3. 17:52

 

 

 

 

 

 

석우영(sto***) 글쓴이 블로그 2015.07.03 14:37:47

 

그리스는 찬란한 역사적 유물을 보유하고 있는 박물관과도 같은 나라다.

그리스는 에머랄드 색을 자랑하는 멋진 에게해와 지중해를 끼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토리니 같은 아름다운 섬을 숱하게 보유한 경관을 지닌 탓에

관광업이 16%를 차지하고 서비스 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특별히 내세울만한

번번한 제조업 자체가 없는 나라다.

 

이 나라는 급진좌파정권이 펼친 포퓰리즘 정책 때문에 지금 국가 부도 위기에 몰려있다.

그리스는 지금 디폴트 선언만 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디폴트 상황에 빠져있다.

그리스 인구는 1100만 명 수준에 불과한 나라지만 공무원 수는 무려 90만 명에

육박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인구 10명중 한명이 공무원이라는 뜻이다.

인근의 유럽 다른 나라 사람들은 그리스 공무원을 황제급 공무원이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그리스 공무원들은 오전 8시 30분에 출근하여 오후 2시 30분에 퇴근한다.

워낙 지각을 많이 하는 탓에 출근시간만 제때 지켜도 별도의 출근수당이 나온다.

그리스 공무원들은 1년에 14개월 치 월급을 받고, 한 달 이상의 유급휴가도 갈 수가 있다.

58세에 퇴직해도 월급의 98%를 평생 연금으로 받는다. 관광수입 외에는 별다른 수입이

 없는데도 1980년대와 1990년대 정권을 잡았던 급진좌파 세력은 마구잡이 퍼주기 식

포퓰리즘 정책을 실시하여 공무원 수를 대폭 늘인 데다 유럽 국가 중에서도 강성으로

유명한 그리스 노조의 눈치를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니 공공구조개혁을 제때 실시하지 못해

국가재정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

 

또한 좌파정권에 의해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간 공무원은 일반 국민에겐 너무나도

콧대가 높은 존재가 되었고 일반 국민이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선 이른바

급행료격인 촌지가 없으면 되는 일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공무원 사회는 부패에 찌들어 있었다.

이런 현상을 빗대어 월스트리트 저널은 그리스 금융위기의 기저에는 ‘파켈라키 (pakelaki)’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파켈라키“란 급행료를 넣은 봉투를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즉 촌지봉투가 없으면 일처리가 전혀 안 되는 곳이 그리스 관료사회라고 꼬집은 것이다.

그러자 국제투명성기구 역시 그리스에서 한해 뇌물로 사라지는

금액만 9억 유로 정도 된다고 추산할 정도였다.

 

그리스 망조에는 부패한 관료집단 외에도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내재하고 있었다.

그리스의 재정악화 요인에는 광범위한 탈세풍토도 단단히 한몫 거들었다.

그리스 사람의 일생의 로망이 있다면 그것은 수영장 딸린 집에 사는 것이라고 한다.

수영장을 가지고 있으면 한해 500유로 이상의 세금을 내야 한다.

수도 아테네 북부지역 “에칼리” 지역에는 부유층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 있는 집들은 대부분이 수영장이 딸려있는 저택들이다. 그러나 이 지역에 있는 저택 중에서

수영장이 있다고 자진해서 신고한 집은 324 가구뿐이었다. 이것이 사실인가 싶어 한 공무원이

구글 위성을 띄워 전수 조사를 해봤더니 수영장 딸린 집이 무려 16,974개가 있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16,650 가구가 탈세목적으로 온갖 변칙적인 방법으로 수영장을 숨겼기 때문이었다.

 

 

 

 

 

 

그리스에서는 탈세하지 못하면 바보라는 소리를 듣는다고 한다. 일반 상점에서도,

병원에서도, 탈세를 목적으로 영수증을 발급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처럼 공무원의 부패와

일반 국민의 탈세는 고착화되어 생활 속으로 깊숙하게 파고들어 일상사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부루킹스 연구소”는 탈세와 뇌물로 이렇게 사라지는 일 년 금액이

GDP의 8%에 해당되는 200억 유로 (한화 약 24~25조원)정도가 된다고 분석할 정도였으니

국가가 망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었다.

 

그리스에서는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은 무상이라고 한다.

이른바 우리나라 야당이 늘 주장하는 무상시리즈인 셈이다.

포퓰리즘에 단단히 맛이 든 좌파정권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도 정권을 빼앗길까봐

개혁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포풀리즘 정책을 점점 더 확대시키는 역주행을

자행했고 이러는 사이 국가의 재정은 곪을 데로 곪아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처럼 수입은 자꾸 줄어들고 있는데도 지출해야할 돈은 점점 더 많아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러니 그리스가 살아갈 방법은 빚을 내서 빚을 막는 돌려막기 외에는 다른 수단도 없었고

방법도 없었다. 정부가 하는 짓이라곤 대출을 늘리거나 국채를 마구잡이 발행하는 것 뿐이었다.

공교롭게도 고이율의 그리스 채권은 재정이 취약한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의

나라에서 많이 구입했다. 이런 이유로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그 유탄은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이 맞게 될 공산이 매우 커진 것이다. 그리스는 지금 대출을 받지 못하면

상환해야할 원리금조차 조차 갚을 수 없는 곤경에 빠져있다. 그래서 유럽중앙은행이나 IMF,

유로존에서는 재정지출을 줄이기 위해 공무원 임금을 삭감하고 연금개혁을 하는 등,

지출을 줄이는 공공구조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더 이상 돈을 꿔주지 않겠다고 한다.

 

그러나 포퓰리즘으로 정권을 잡은 급진좌파 총리 “치프라스”는 돈을 꾸어주지 않으면 되레

부도를 내겠다고 채권단과 도박을 벌이고 있는 것이 그리스 발 경제위기의 핵심이자 사태의 본질인 것이다.

이런데도 망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그리스는 현재 약 3200억 유로의 채무가 있다. GDP의 177%에 해당되는 엄청난 금액이다.

 2014년도의 그리스 정부의 조세수입을 포함한 세외 전체 수입은 GDP의 45.8%였지만 정부

총지출은 GDP의 47.2 %를 차지했다. 문제는 이런 역전현상이 20년째 누적되어 왔다는 것이다.

이런데도 급진좌파 정권 ‘시리자’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선동선전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 정치인들도 선거 때만 되면 무상시리즈를 노래했고 역대 정권은 공공개혁을 외면했다.

현 정권 들어 4대 공공부문개혁에 착수했지만 기득권 철밥통들의 저항은 완강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도 정치권 어느 누구도 그리스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하는 자도 없다.

왜 그리스 사태를 거론하지 않을까. 이것은 필경, 내년 총선 때 또 다시 포퓰리즘을 남발하기 위해서,

아니면 또 다른 분야에서 무상시리즈를 써먹기 위해서,

애써 외면하고 있는 이유일 것으로 미루어 짐작되기도 한다.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