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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딸기 붉게 익어가는 계절 / 박고은

덕 산 2012. 7. 11. 16:27

 

 

산딸기 붉게 익어가는 계절

                         - 박 고 은 - 



理知에 지친 심신

산바람에 헹구려

칡넝쿨 얽힌 산속으로 들어오니

여기가 내 세상인 양

젖먹던 힘까지

바람결 메아리 만들면


푸릇푸릇 나뭇잎 사이로

땀방울 송송 맺힌 채

망태 둘러매고 나타난 심마니,

낯선 얼굴

친구처럼 반기며 건네는

몽실몽실 젖꼭지 

터질 듯 산딸기 한 줌


부끄럼 깨문 얼굴에

빙긋이 웃는 눈결

풍기는 산내음이 싱그러워

구릿빛 저 손 잡고 따라가면

무슨 세상이 숨었을까......,


붉은 산딸기가 향기로운

호젓한 산속에서

봄 한나절 꾸어보는 단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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