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 속 도
- 淸草 배창호 -
세찬 비 바람의 회오리처럼
노도와 같은 격변이 해일海溢이 되었다
빛살처럼 옮아가는 반세기 동안
세상이 농익어가며 앞만 보며 치달렸는데
풍요 속에 빈곤이 괜한 말이 아니라
층층 세대간 차이가 나겠지만
보릿고개,
엊그제였었는데 많이도 변해버린 이 산하山河
오직 앞만 보고 달려온 분별의 상실이
나락의 바닥에 마구 널브러져 뒹구는
세상의 단면들을 줍는다
기적을 낳았다 하면 뭐하나
믿음을 져버린 오랜 불감증이 자리 잡아
불꽃 같은 번민이 체증으로 혼탁을 일삼고
참과 거짖이 시소게임 하듯 버젓한데
이기적인 사고에 길들여 세뇌당한 세태
흐린 물이 곳곳에 고여 있으니 말해 무엇하리,
숨통의 이치가 뭔지도 모른 채
이중적인 잣대가 꽃놀이 패처럼 딱이다
지각知覺이란 군상이 시대적 조류에 편승해
필설筆舌조차 깊은 주검에 들었다
부끄럽지 않고
따스한 가치관이 흘러넘치는 물씬한 그런 산실을
남은 여생
함께 할 수만 있다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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