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 넘어 시오리 길
- 淸草배창호 -
바람서리風霜, 곁 지기처럼
덕지덕지 서려있는 시절들이
인적 끊긴 황톳길은 묵정이가 되었다
봄살에 덤불마저
녹음으로 나날이 짙어졌어도
밤새 무슨 사연이 있었길래
머리는 온통 하얗고
선혈로 속내를 말하는 할미꽃,
청솔가지마다 제철 만난 송홧松花가루
망둥이 뛰듯이 천지 사방을 휘젓고
예나 지금이나 먼눈팔다 돌부리에 채인 발가락
어찌 그리 찡하게도 아픈지
아픔만큼 성숙한 추억이
곱살스레 익어가는 재 넘어 시오리 길은
속 뜰에 침전沈澱한 옹이 같은 것이라서
아무리 삼켜도 그저 정겹기만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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