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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홍木百日紅 연가 / 淸草배창호

덕 산 2014. 8. 12. 16:22







백일홍木百日紅 연가

                       - 淸草배창호 -            

      

바람서리,

훑이고 간 지난 세월이랄 것도 없이

초연으로 삭힌

시절 인연이란 파문이 일 때이면

반질반질 빚은 나신에도 초록을 수태하면야

분홍빛 망울로 층층시하 매단 그리움







흐드러지게 늘어놓아

하시도 때어낼 수 없는 의연함이 실로 눈이 부시다

치성의 마음이 아니고서야

꽃이야 열흘이면 제 몫을 다한다지만,

아무렴, 다 같을 수야 없는데도 어이 백날을







초하初夏에서 시작한

빛나는 이 기쁨이 초혼初婚처럼

상념에 취한 듯 정분을 틀었으니

꾸민데 없이 수더분하여도

성하盛夏에도 주눅이 들지 않은 네 열정이

내로라하지 않아 이렇게 고운데

세상이 네 닮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