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木百日紅 연가
- 淸草배창호 -
바람서리,
훑이고 간 지난 세월이랄 것도 없이
초연으로 삭힌
시절 인연이란 파문이 일 때이면
반질반질 빚은 나신에도 초록을 수태하면야
분홍빛 망울로 층층시하 매단 그리움
흐드러지게 늘어놓아
하시도 때어낼 수 없는 의연함이 실로 눈이 부시다
치성의 마음이 아니고서야
꽃이야 열흘이면 제 몫을 다한다지만,
아무렴, 다 같을 수야 없는데도 어이 백날을
초하初夏에서 시작한
빛나는 이 기쁨이 초혼初婚처럼
상념에 취한 듯 정분을 틀었으니
꾸민데 없이 수더분하여도
성하盛夏에도 주눅이 들지 않은 네 열정이
내로라하지 않아 이렇게 고운데
세상이 네 닮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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