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범부채꽃 닮은 / 淸草 배창호

덕 산 2014. 7. 15. 13:32







범부채꽃 닮은

           - 淸草 배창호 -


           

칠월이면 철딱서니 없는

머슴애같이 딱히 종잡을 수 없는

쉬엄쉬엄 녹우綠雨가 속살거려도

참 곱다


환한 홍안紅顔이 줄기마다 총총

새침데기 같은 숨은 매력을 한껏 드러내

보고만 있어도 숨이 멎는 듯

성하盛夏가 피운

시절 인연이 넘치도록 달구었다







홀로 고상해서일까

아무 곳이나 흔적을 두지 않는 네,

이 넓은 세상에

어찌 곁 주기가 그토록 힘들었는지

척박한 토양만 있는 것이 아닌데도

귀티가 떡하니 우산傘狀 같아서


새벽녘

이슬 머금은 자태에 콩깍지 씌웠는데

하시라도 보지 않으면

이내 울렁증을 차마 어이하리야

속 뜰에 이미 반딧불이 되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