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도 추운 날 / 조서연
그대 보낸 날
날은 추운데 그 자리에
한참을 비석처럼 서 있었다
지나가는 바람이 옷깃을
세워주며 그만 가야지
등을 떠밀어 한데
서 있었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또다시 혼자 차갑게 언
현관문을 여는 게 그런 날은
귀찮고 몹시도 짜증스러웠다
사는 것은 늘
떠나보내는 것이기에
냉정하게 독해져야만 하는 것인데
가끔은 너무 추워 죽을 것만 같다
그런 날은 하릴없이
긴 속눈썹을 한 올씩 뜯어
촛불에 태운다
그럼 눈물이 촛농처럼 흘러
붉은 강물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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