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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 원재길

덕 산 2025. 1. 30. 09:07

 

 

 

 

 

폭설 / 원재길 

 

넉가래를 들고 나갔다​

눈발 속 분주해라

마당을 치웠다

추억의 머리를 길게 밀며

쓰레기 먼지 더미도 덤으로

눈에 지워졌다가 되살아났다

가까스로

있는 듯 없는 듯 살아야지

아주 없는 듯은 말고

한때 알았다 지워진 사람들

무명(無名)의 찬란함

누군가 반짝반짝 지나간다

잘 보이지 않지만

짐승은 아니다

이런 날은 종내

사람이 그립고

처마 위 털면 벌써 그 사람

어디론가 가 버리고

세상이 다 사라진 기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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