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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도암, 췌장암만큼 악성도 높아… 담석 있다면 정기검사를"

덕 산 2024. 8. 22. 08:14

 

 

 

 

 

"담도암, 췌장암만큼 악성도 높아… 담석 있다면 정기검사를"

 

이금숙 기자 입력 2024.08.19 09:33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담도암 명의'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이진 교수

담도암은 낯선 이름이지만 한국인에게 꽤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먼저 담도는 담관(쓸개관)과 담낭(쓸개)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십이지장까지 이동하는 통로가 '담관'이고, 담즙이 저장되는 곳이 ‘담낭’이다. 담도암은 암 발생 순위 9위로 한국인에게 비교적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담낭·담도암은 2021년 7617건 발생했다. 전체 암 발생의 2.7%로 9위를 차지했다. 남녀 성비는 1.2:1로 남자에게 더 많이 발생했다. 발생 건수는 연령별로 보면 70대가 34.4%로 가장 많았고, 80대 이상이 30%, 60대가 24.6%의 순으로 고령에서 많이 발생했다. 전 대한췌장담도학회 이사장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이진 교수는 “담도암은 생존율이 안좋은 암에 속하는데, 증상 발현이 늦고, 초기부터 전이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며 “조기발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담도암은 왜 발생하나? 
담도암의 가장 흔한 원인은 '담도 감염'이다. 아시아권에서는 간흡충(간디스토마) 감염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도 담도암의 주요 원인으로 간흡충을 지적한 바 있다. 간흡충만 원인은 아니다. 만성 담도염도 원인이 될 수 있는데, 만성 담도염은 간내 담석, 담도 담석이 원인이다. 담석으로 담도가 막히면 반복적으로 염증이 생기면서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담석은 비만과 관련이 있으며, 최근 담석증 환자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담도암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자가면역질환의 하나인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PSC)도 이유 없이 생기는 염증 때문에 담도암까지 이어질 수 있다. 유럽에서는 PSC가 담도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C형간염도 담도암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도암이 악성암인 이유는?
담도암은 5년 생존율이 28.9%(2017~2021년 기준)로 췌장암 다음으로 낮다. 담도암은 암 사망순위로 따지면 6위이지만,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담도암은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담도 주변에는 간, 십이지장, 췌장 등 장기들도 많다. 그래서 발견됐을 때 전이가 된 경우가 많다. 담도암은 담도가 점점 두꺼워지는 형태로 진행한다. 결국에는 담도가 좁아지다 못해 막혀 담즙 배출이 안되면서 황달이 온다. 황달은 가장 뚜렷한 증상이지만, 담도암으로 황달까지 왔다면 이미 상당히 암이 진행된 상태라고 봐야 한다. 보통 담도암 환자들은 담도가 막혀 황달과 함께 패혈증이 발생, 응급실로 오는 경우가 많다.

-담도암은 고위험군이 따로 있나?
담도암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만성 담도염, 담석, C형간염 등이 있다면 검사를 잘 받아봐야 한다. 복부초음파, 황달 수치를 확인하는 혈액검사가 대표적인 검사다. 사실 위·대장내시경처럼 담도암을 직접적으로 보는 검사는 아니지만, 복부 초음파나 혈액 검사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담도암을 발견할 수 있다. 담도암은 발생 순위 9위에 사망 순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암이므로 고위험군이라면  2년에 한 번은 복부 초음파와 황달 수치 검사를 받아보기를 권한다. 흔히 GOT, 감마GPT 같은 간기능 수치 검사는 많이 하는데, 여기에 황달 수치를 보는 검사만 더해도 담도암 발견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담도암 정밀 검사는?
복부초음파나 혈액검사상 담도암이 의심되면 정밀 진단을 위해 ‘내시경적 역행성 담관 조영술(ERCP)’을 한다. 이 시술은 내시경을 십이지장까지 넣고 십이지장에서 담도 쪽으로 얇은 관을 찔러 넣어 조영제를 삽입한다. 그리고 엑스레이를 찍으면 암으로 인해 막혀있거나 담도가 울퉁불퉁한 상태를 볼 수 있다. 내시경 초음파(EUS)도 한다. 내시경에 초음파 기기를 부착해서 하는 검사로 십이지장 부근에서 초음파를 보내 담도를 관찰하는 검사다. 이들 검사는 조직검사도 가능하며 작은 크기 암 발견에 유용하다.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담도암도 수술을 해야 완치를 기대해볼 수 있다. 일단 암이 한 부분에 국한돼 있고 전이가 없는 상황이라면 수술을 시도해볼 수 있다. 그런데 이 경우가 전체 환자의 30%에 불과하다. 담도암은 대부분 담도가 막혀 황달을 겸해서 온다. 담도가 막히면 조직이 괴사하고 패혈증이 생기기 때문에 빨리 해결해야 하는데, 그래서 ‘담도배액술’을 먼저 한다. ‘급한 불’부터 끄는 것이다.

담도배액술은 내시경적 역행성 담관 조영술(ERCP)을 통해 담관의 어느 부분이 막혔는지 확인하는 동시에 막힌 부분에 스텐트를 넣어 막힌 담도를 뚫고 담즙 배출이 용이하도록 하는 시술이다. 담즙 배출을 용이하게 해 황달을 해결한 뒤 암 절제 수술을 한다.

-수술은 암의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다. 담도암은 위치상 담도 뿐만 아니라 담도와 연결된 간, 담낭, 십이지장, 췌장을 광범위하게 자르고 연결해줘야 한다. 담도암은 위치에 따라 간내 담관암 간문부 담관암 총 담관암으로 나뉜다. 간내 담관암이 생기면 담도와 함께 보통 오른쪽 간을 절제하고, 간문부에 담도암 생기면 담도와 함께 왼쪽 간을 절제한다. 양쪽 모두 침범하면 양쪽 간을 모두 절제해야 해서 수술이 힘들어진다. 총 담관암은 췌장 머리와 함께 담도 등을 절제해야 한다. 황달이 늦게 와서 간 끝에 있는 담관에 암이 생기면 이미 암이 다 퍼져있다고 보면 된다. 가장 예후가 안좋은 암은 간문부 담관암이고 그 다음이 간내 담관암, 그나마 예후가 좋은 암이 총 담관암이다.

담낭암은 복부초음파를 통해 잘 보이긴 하지만, 위·대장과 달리 점막하층 없이 점막 다음에 바로 근육층이라 전이가 빠르고 예후가 좋지 않다.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는?
담도암은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70%나 된다. 이 때 내시경 시술을 통해 막힌 담관을 뚫고 암이 자라는 것을 막아야 한다. 동시에 항암 치료를 통해 생존 기간을 늘리는 전략을 쓴다. 최근에 표적치료제, 면역치료제 등 새로운 항암제들이 나와 담도암 환자의 생존 기간이 늘어났으며 담도암 환자의 통증을 줄여 삶의 질을 좋게 해주고 있다. 

담관 끝부분에 암이 있으면 항암치료가 잘 안들어 광활성물질을 활용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포토다이나믹 치료를 한다. 방사선 치료도 발전해 담도암 환자의 수명을 늘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담도암은 수술을 안하면 3~6개월 내 사망하지만, 이런 치료들을 하면 12~18개월 생존하고, 30%의 환자는 24개월 이상 생존할 수 있다.

-담도암이 재발을 잘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실제 담도암 수술 후 재발을 경험하는 환자가 60~70%에 이른다. 담도암 자체 특성 때문인데, 담도암은 덩어리처럼 암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담도 벽을 따라 번지듯이 생긴다. 암을 절제해도 어딘가에 숨어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과거에는 항암제를 넓은 지역에 폭탄을 떨어뜨리듯 강하게 썼다. 그런데 담도암은 고령에서 많이 발생해 이런 독성 항암제를 쓰면 환자가 버티지 못했다. 다행히 최근 좋은 항암제들이 나와 희망이 보이고 있다. 

-담도암에는 어떤 항암제들이 쓰이나?
수술을 못하는 담도암 환자의 경우 원래 '젬시타빈+시스플라틴'을 병합해서 썼다. 요즘 이 조합에 면역치료제의 하나인 ‘더발루맙’이란 약을 추가한다. 기존 항암제 조합에 더발루맙을 추가하는 것이 1차 치료제(담도암 환자에게 처음으로 쓸 수 있는 약)로 승인이 나기도 했다. 글로벌 진료지침으로 불리는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도 면역항암제 더발루맙 병용요법을 표준치료로 권고하고 있다. 면역항암제 더발루맙을 병용했더니 기존 세포 독성 항암제만 사용한 경우에 비해 3년 생존율을 2배 정도 증가시켰다는 연구가 있다. 다만 건강보험 보장률이 크지 않아 약값이 비싼 게 단점이다.

표적치료제 중에 FGFR 억제제도 5~10개월 수명 연장 효과가 밝혀졌다. NGS 유전자 검사를 통해 표적치료제에 효과를 볼만한 환자를 선별하고 있다. 효과가 좋은 항암제가 나오면서 과거 수술을 못했던 환자가 항암 치료 후 수술까지 시도해볼 수 있게 됐다.

-담도암 치료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연구들을 하고 있다? 
담도암은 워낙 치료가 까다로운 암이다 보니 담도암이 생기기 전에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어떻게 암을 예방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 결과 우루소데옥시콜린산(UDCA), 스타틴, 메트포르민이 담도암 세포자멸사를 유도하고 종양 성장을 막는다는 기전을 발견,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우루소데옥시콜린산(UDCA)은 간 또는 담석 질환에서 큰 부작용 없이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약제인데, 담도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역학연구들이 있었다. 그런데 '왜' 담도암 예방 효과가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연구결과, 우루소데옥시콜린산이 담도암 세포의 표피성장인자 수용체(EGFR)를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 고지혈증 치료제 스타틴이 담도암 성장에 관여하는 핵심 단백질을 억제하고 세포자멸사를 유도해 담도암의 확산을 막다는 것을 확인했다. 담도암 환자가 고지혈증, 당뇨병이 있다면 고지혈증 치료제로 스타틴, 당뇨병 치료제로 메트포르민을 쓸 것을 권한다.

-담도암을 걱정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말씀 
담도암은 조기발견이 가장 중요하므로 만성 담도염, 담석, C형간염을 갖고 있는 고위험군은 복부초음파와 함께 황달 수치 등을 확인하는 검사를 해볼 것을 권한다. 복부초음파 등의 검사는 담도암을 비롯해 많은 질환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국가검진 항목에 포함시켰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조기발견을 위한 검사에 대해 국가가 지원을 해주면 악성암인 담도암 발견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진 교수는 
한양대 의대를 졸업하고,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내과 과장, 진료부원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화기센터장으로, 췌장·담도 질환을 진료하고 있다. 2022년부터 최근까지 대한췌장담도학회 이사장을 지냈으며 지난 4월에는 췌장 담도 분야 국제학술대회 ‘IPBM 2024’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담도암의 기전과 예방법을 밝히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지난 2016년에는 고지혈증치료제 스타틴이 담도암의 세포자멸사를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를, 2019년에는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이 담도암의 세포자멸사와 성장 억제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를 각각 세계적으로 명망 높은 저널에 게재했다. 그는 담도암 생존율을 높이는 각종 내시경 시술법 개발하기도 했다. 췌담도 분야 석학으로서 이진 교수는 췌담도 내시경 시술은 고난도 시술이라 의사들이 의료 사고 위험이 노출돼 있지만 의사들의 보호 수단이나 수가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췌담도 내시경 시술을 필수 의료의 하나로 봐야 한다고 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8/19/202408190059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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