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린片鱗 / 淸草배창호
물은 산하를 품어 안고
돌 개천을 구비 돌아
속박받지 않는 유유자적에 들었는데
바람은 딱히 정해진 곳 없어
휑하게도 길 위에 서성인다
花無十日紅, 꽃은 길어야 열흘인데
홍류동 붉은 단풍 물도 한 철이듯
달달한 구름의 함몰에 넘치듯 도취한
불볕 같은 욕망이 이미 선을 넘었건만
한 치 앞도 모르고 설전만 난무하는
눈먼 비상이
가지 끝에 걸려 대롱인데도
입바른 붓끝은
우리 집
봄이와 사랑이처럼 간식에만 꽃혔다
누군가에 길을 잃지 않도록
기억의 수장고收藏庫에
왜, 광란의 질주는 점입가경이기에
옛사랑이 될 수 있는 괴리도 그만큼
처음도 마지막도 다 한 때일 뿐이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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