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가는 길 / 淸草배창호
한 때 넘치도록 풍미했던
네, 춤사위에 동공이 멎었는데
고운 시절 인연의
절색은 다 어디로 갔을까,
마지막 한 잎조차 그렇게 매달린 체
칼바람 서리 짓에 영혼을 잃었으니
잘난 한때도 속수무책이라서
이리 굴리고 저리 굴러
날이 저물고 꿈이 길다는
다가온 동토凍土의 자리매김에
텅 빈 허허로움조차
충만이라며 안고 뒹군다
한설寒雪 골바람은
시린 어깻죽지의 거죽까지 옥죄이는
사랑한 만큼 공허한 걸 깨달은
외로움을 차마 삼킬 수 없어
여운을 잠재운 옛사랑만
사그락사그락, 바스락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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