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夕陽 놀의 사랑 / 淸草배창호
어느 날, 억새의 사그락대는 소리가
고요한 물결처럼 번지는
끝없는 생멸의 쳇바퀴로 오고 가는
해와 달, 무수히 떠도는 별 무리처럼
그윽한 눈길이 와닿는 걸 누가 알겠습니까
아득한 낭에 핀 한 떨기 꽃처럼,
머리에서 마음까지의 거리는
멀고도 가까운 수평선의 섬과 같아서
먼 발취에서 바라볼 수 있는 빈 배와 같이
오직 가슴으로 이어지는 어스름 빛의
그리움이란걸 저물녘에서야 알았습니다
저녁놀은 기다려 주지 않는 조류처럼
아낌없이 태워 사그라져 버리는 일인데도
그립다 말도 못 하는 은하가 바라는 것은
꺼지지 않는 잉걸불을 지피는
회상의 언덕 같은 무한의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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