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지난여름에 읽은 프랑스의 사회학자이자 에세이스트인 피에르 쌍소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가 아직도 여운을 남기고 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도 그는 느리게 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느림’은 개인의 자유를 일컫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느리게 사는 지혜는
첫째 빈둥거릴 것. 즉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다.
둘째 들을 것. 신뢰할 만한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셋째 권태. 무의미할 때까지 반복되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취미를 가지는 것이다.
넷째 꿈을 꿀 것. 자기 안에 희미하지만 예민한 하나의 의식을 자리 잡아 두는 것이다.
다섯째 기다릴 것. 가장 넓고 큰 가능성을 열어두라는 것이다.
여섯째 마음의 고향. 즉 존재의 퇴색한 부분을 간직해두라고 그는 말한다.
한가로이 거니는 것.
그것은 시간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쫓기지 않고
시간과 조화를 이루는 행위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움이다.
그는 또 이런 말도 하고 있다.
‘소유가 우리를 괴롭히는 까닭은 그것이 우리에게 궁핍을 모르게 하고,
우리의 정체성을 더욱 부풀게 해주기 때문이다.
재물이 우리가 할 일을 대신하게 될 때 우리는 스스로 존재할 수 없게 된다.’
일찍이 동양의 현자들이 가르친 바 있는 사상을 그는 현대의 언어로 서술하고 있다.
동양의 지혜가 그 현지에서는 무시되거나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는데,
서양의 지성이 이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우리는 삶의 지혜를 밖에서만 찾으려고 한다.
‘살짝 스치기만 할 것이지 움켜잡지 말라.
움켜잡는 순간 그대는 복잡한 삶 속으로 빠져들고 말 것이다.’
- 법정스님 “홀로 사는 즐거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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