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가을 빛 / 이영균
아침저녁 선득함이 갓 스무 살 때 나 같다
몸매가 변하고 느낌이 어색한
푸른 잎의 끝 알 수 없는 빛깔로 변하는
잠에서 갓 깨어난 듯
게슴츠레 눈곱 낀 나이
열매 끝에 매달린
말라 베틀어진 슬픈 꽃잎
바람만 스쳐도 괜스레 눈물이 나던
홑이불 속으로 새벽이 파고들고
이웃집 그 애 목소리만 들려와도
온 몸으로 전율이 흐르고 빨간 가슴 야릇해지던
갓 스무 살 때 내 나이 같이
아직은 어정정하여 풋풋한 초가을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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