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그 여름 / 김용화

덕 산 2023. 6. 25. 09:39

 

 

 

 

 

그 여름 / 김용화 

 

홍수로 깊어진 대흥내를 건너

한낮의 뙤약볕 속을

열무단 이고 늙은 노새처럼 걸어오시는

할머니, 낮은 어깨엔

여치 풀무치 기름챙이도 함께 붙어왔다

소낙비에 전 베적삼에선 눅눅한 쉰내가 피어났다

보릿집 후둑이며 아궁이 불 지피면

부뚜막에 쪼그리고 앉아 할머니

수제비를 뜨셨다

해꽃은 꺾여 시드는데

쇠품팔러 간 엄마는 돌아오지 않고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마비 / 최다원  (0) 2023.06.27
비와 그리움 / 나상국  (0) 2023.06.26
유월의 향기 / 임선미  (0) 2023.06.24
여름비와 함께 / 윤무중  (0) 2023.06.23
사랑도 그러하다 / 안희선  (0) 2023.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