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마재의 노래 / 서정주
세상일 고단해서 지칠 때마다
댓잎으로 말아 부는 피리 소리로
앳되고도 싱싱히는 나를 부르는
질마재. 질마재. 고향 질마재
소나무에 바람소리 바로 그대로
한숨 쉬다 돌아가신 할머님 마을
지붕 위에 바가지꽃 그 하얀 웃음
나를 부르네. 나를 부르네
도라지꽃 모양으로 가서 살리요?
칡넌출 뻗어가듯 가서 살리요?
솔바람에 이 숨결도 포개어 살다
질마재 그 하늘에 푸르를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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