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대신 기도해 줄 수 없다

덕 산 2023. 3. 9. 09:58

 

 

 

 

 

대신 기도해 줄 수 없다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고

대신 닦아 줄 수도 없다.

 

누구도 나의 업을

대신 지어줄 수도 없고,

녹여줄 수도 없다.

 

내가 지은 업은 내가 받아야 하고,

자식이 지은 업은 자식이 받아야 한다.

 

내 수행은 내 스스로 해야 하고,

남편의 수행은

남편 스스로가 해야 하는 것이다.

스스로의 업이 분명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자식을 위해 남편을 위해

대신해서 기도하고 착한 법을 닦는 아내가 있지만,

그것이 근본적인 온전한 방법은 될 수 없다.

 

물론 아내의 기도는

아내를 온전히 바꿀 수 있고

그럼으로 인해 한마음인 가정이 조금씩 변해갈 수 있다.

 

아내의 기도가 남편과 자식에게

침묵으로써 영적인 가슴을 열어줄 수는 있다.

그리고 그것은 아주 조금씩이지만

아주 강력한 방법이 될 수 있으며,

아주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한계가 있다.

자신 스스로 지은 업은 스스로 녹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누구도 업을 대신해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내의 기도가

잠시 나를 밝은 쪽으로 이끌어 줄 수는 있으나

내 근본 뿌리까지 바꾸는 데는

자신 스스로의 노력과 정진이 필수적이다.

 

아내가 대신해 주는 기도는

어디까지나 방편이다.

좋은 방편은 결국에는 근본으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

 

결국에는 남편이나 자식도

진리의 흐름을 스스로 탈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 업을 녹이고, 맑히며,

마음을 비우는

이 진리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이끌 수 있어야 한다.

 

내 기도는

내가 해야 하는 것이다.

 

--- 법상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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