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춘희春姬 / 淸草배창호

덕 산 2023. 2. 16. 10:01

 

 

 

 

 

춘희春姬 / 淸草배창호


해빙의 무드를 타고 있는 돌 개천에는
엄동嚴冬이 넘나든 고난의 자국들이
소로소로 내리는 빗소리에 귀 기울이니
와당에 새겨진 온화한 미소 같은  봄볕에
졸졸 흐르는 잰걸음의 입김이 살갑기 그지없다

지난, 섶 대궁이 깔아놓은 멍석마다
또록또록 꽃눈을 뜨는 앳된 모습이
파르르 일고 있는 봄의 순산은
가녀린 떨림과 환희로 빚은 걸작의 순간들
홀로 떨어져 봄을 지을 때마다
삶의 흔적은 이제 은혜의 시작일까,

첫 나들이는 언제나 그래왔듯이
봄눈이 휘젓고 간 잔설 덮힌 사랫길
설레발치는 천변 숲 버들개지마저
목전에 둔 잎새 달이 날로 곱듯이
풀물로 깨어난 春姬가 한껏 노랗게 피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