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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좋아하는 사람아 / 신수정

덕 산 2022. 9. 25. 11:16

 

 

 

 

 

가을을 좋아하는 사람아 

                             - 신 수 정 -

 

 

눈물 없이 나는

가을을 떠올리지 못합니다

여전히 짙은 그리움이

바람결에 몸을 숨기는구나

 

멀리 산굽이 속으로

숨겨진 길을 바라보며

가슴 문턱에서

무녀처럼 갈망의 주문을 외운다

 

가을을 좋아하는 사람아

절대 죽지 않을 것처럼 살다가

갈대숲 흔드는 영혼의 바람으로

우리는 다시 만나고 헤어진다

 

지워진 먼 과거로부터

부질없이 보냈노라 탄식하지 말자

오늘은 쓸쓸하여도 붉게 태운 열정

먼저 간이가 꿈꾸던 미래였다

 

살아있는 날 중

가장 고독하고 아름다운 날

빨간 잠자리 날고

하늘 개망초 만개한 가을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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