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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눈 / 강효수

덕 산 2022. 9. 5. 11:15

 

 

 

 

 

태풍의 눈 

        - 강 효 수 -

 

 

오만과 교만으로 충만한 무지한 것들

열섬에 갇혀 거짓에 충실한 것들

고요를 슬프게 하는 것들을 위해

나는 큰 춤을 추노라

기쁨은 슬픔으로 슬픔은 기쁨으로

흐름을 거역한 왜곡을 위해 나는

거꾸로 돌며 돌며 진한 푸닥거리 하노라

 

내 숨소리는 거칠어도

내 춤사위는 세상을 뒤집어도

나는 큰 눈물 흘리노라

나의 눈은 정온하나니

나의 심장은 평화롭나니

너의 영혼을 위탁하지 말지어다

원망은 없어라 슬픔은 없어라

 

귀 열고 거친 숨소리를 들어라

느껴라

크게 눈 뜨고 거대한 흐름을 보아라

느껴라

들리지 않거든 보이지 않거든

죽은 심장 주물러 벌써 죽어 있음을 느껴라

내가 내가 아님을 느껴라

 

나의 눈은 정온하나니

나의 심장은 평화롭나니

나는 흐름에 충실한 흐름일지니

나는 이제 크로노스를 죽이노라

나는 다시 카이로스를 살리노라

나는 흐름의 평화로 눈 감으며

나의 눈은 온전한 질서로 소멸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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