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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가다 한 번씩 마주 보고 웃을 수만 있어도 / 방우달

덕 산 2022. 6. 21. 13:02

 

 

 

 

가끔가다 한 번씩 마주 보고 웃을 수만 있어도 

                                                            - 방 우 달 -

 

 

정말 행복한 노후입니다

내 옆에 있는 그 사람이

코를 골든 방귀를 뀌든 이를 갈든

숨만 고르게 잘 쉬고 자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나하고 살고 있는 그 사람이

하루 종일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려도

내가 말 할 때 잘 들어주고

같은 밥상에서 밥 잘 먹고

크게 아프지 않고 간섭하지만 않아도 감사하고

나하고 오랫동안 고생하며 살아온 그 사람에게

좀 더 잘해주지 못했고

내 생각만 하고 미워했던 그 세월이

부끄럽고 미안하고

나 혼자 사는 것보다 그 사람이 있어

조금이라도 덜 외롭고 방안에 훈기가 돌고

가끔가다 한 번씩 마주 보고 웃을 수 만 있어도

나는 복 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면

정말 행복한 노후입니다

 

- 방우달 의 “도시 자연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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