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아내의 생일 그리고 결혼기념일..

덕 산 2020. 9. 25. 13:26

 

 

 

 

 

 

아내의 생일 그리고 결혼기념일..

 

김홍우 2020-09-23 17:51:37

 

‘나와 아내’라는 소제목을 품고 달고자 하는 글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십시오. 저희 내외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있기 전인 6월 11일에 결혼식을 올렸으니 우리 부부가 함께 산 연력이 32년 쯤 되는 것 같은데 그 전에 또 연애의 기간이 조금 길어 8년 쯤 되니 모두 합치면 우리 부부가 서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살아온 지는 40년 쯤 됩니다. 그만큼 알고 살았으면 서로에 대하여 모든 것들 곧 그 성격과 마음 속 깊은 움직임에 대하여서도 거의 모두 다 잘 알게 되었을 것이기에 서로의 마음을 다치거나 상하게 하는 말과 행동의 배려는 물론 마음의 배려도 마땅한 것인데 여전히 작게나마 부딪히는 일들이 가끔 있는바 아내가

 

 

“오늘 무슨 날인지 알아요?”

 

 

할 때면 정신이 번쩍 납니다. 남편 된 이들이 아내의 생일날이나 부부의 결혼기념일을 잊거나 하여 그냥 지나가

버리게 되면서 그것을 예리하게(!) 지적하는 아내 앞에서 당황하게 되면 으레 하는 변명으로는 “너무 바쁘고 일이 많아 마음이 분주해서..” 가 맨 앞줄에 세워 지는 것이라고 하지요. 그러나 물론 여기에서 ‘응, 그랬구나.’ 하면서 없던 일로 넘어가 주는 살가운 아내는 세상에 없는 것 같고.. 반면에 갑자기 ‘칼자루’라도 새롭게 손에 쥔 양으로 눈빛이 하얘지면서 목소리 톤이 올라가는 모양들이 있기도 하지요. 허허.

 

 

언제부터 그렇게 된 것일까.. 결혼기념일은 항상 남편이 아내를 위하여 챙겨주는 날로 그 같은 날 즉 똑 같은 한

날 한 시에 남편도 ‘신랑’으로 같이 ‘신부’ 된 아내와 결혼을 하였는데 말이지요.. 평등함을 주장하고 동등함을

주창하는 요즈음의 시각으로 보아서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것은 또 다른 ‘아내의 갑질’은 아닌가요..? 하긴

아내가 남편을 제치고 ‘우위’에 서서 이른바 ‘갑질’ 하는 구조로 된 가정이 많지는 않은 것 같지만 그 또한 아주

없지는 않은 것이 분명한 것 같은데 그럴 경우 이에 시달리는 남편 된 이들의 ‘고단함’이 의외(!)로 클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허허.

 

 

물론 아직 신혼이거나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신혼의 금슬 모양으로 지내는 이들은 별 그리고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최근에 어떤 분의 이 일에 대한 토로를 듣고서 사람이 사는 모습들을 살펴보자면 그 대부분이 신혼은 ‘금방’이고 현실은 ‘긴’모양으로 이어지기에.. 그리고 이 ‘긴모양’이라는 표현자체가 힘듦과

고단함을 넉넉히 함축하고 있는 모양인 것을 보면 이렇듯 녹록치 아니한 삶의 날들을 그렇듯 가뜩이나 어려움과 고단함으로 지내고 있는 터에 가장 가깝게 있는 인생의 반려자가 그 고단함을 더해 준다면 이것이야말로 그

힘듦과 고단함이 열배 백배가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을 하여보면 대개의 아내 된 이들은 대개의 남편 된 이들처럼 가정을 주관하거나 주도하며

이끄는 것이 아니라 성경에도 그 맡겨진 일이 명백히 명시되어 있는 것처럼 남편을 돕는 역할을 하는 곧 ‘돕는

배필’인 것이기에 그렇기도 합니다. 즉, 주관하고 주도 하는 사람이야 자기가 맡은바 책임을 다하는 모양이기에 그렇지만 ‘돕는다’고 하는 것은 무언가를 책임지는 자리에 있다기보다는 문자 그대로 ‘잘되어지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기에 그 주관 주도하는 이로부터도 더 귀하게 융숭한 대접을 받을만한 충분한 이유와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남편이 이루고자 지키고자 견디고자 하는 것을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헌신적으로 잘 도와주는 사람이

므로 그 받을 대접이 당연한 것이며 일종의 권리라고도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남편들의 입장에서는 “그럼 혼자 한 번 살아 보라지”하는 볼 멘 소리가 나올 수도 있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모든 화평을 깨뜨리는 ‘막가파’식의 모양이고 조금이라도 지각과 교양을 갖춘 사람이라면 지금도 옆에서 나를 돕는 아내의 역할과 아내의 입장을

수긍하고 이해하며 그래서 더 보듬어 주려고 애를 쓰게 됩니다.

 

 

아내로서는 남편이 ‘내 일생을 맡긴 사람’이고 남편에게 아내는 ‘내가 택하여 평생 나를 돕는 일을 하게 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내는 세상에 많은 사람들과 남자들이 있지만 오직 남편에 대하여서만 가장 큰 공을

들이고 정성을 다하여 섬기며 그 하는 일을 돕기에 온 힘을 다하는 것이지요. 물론 같이 삽질을 한다든가 직장

업무를 함께 한다던가 하는 것으로라기보다는 그렇게 삽질이며 직장 일을 무난히 잘 해낼 수 있도록 격려하고

위로하여주며 하루 세끼 밥상을 차려 주는 등의 모양으로 육신의 힘도 북돋아주고 혹 그 일들의 진행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사사로운 일들을 대신 맡아 처리해주는 등의 역할을 하게 되는데 아마 여자들이 하는 가장 큰 일은

대(代)를 이어가게 하여서 남자로서 후회 없는 삶의 완성을 이룰 수 있도록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인데 자신의

성(姓)씨를 따를 것을 고집하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남편에게 ‘키워준다’고도 감히 말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혼자서 낳았냐 혼자만 키우냐 하는 반론들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 구분된 역할 분담의 몫과 혼신을 다하는

열심의 모양에 있어서는 남편 된 이들이 쉽게 아니 결코 따라잡지 못하는 그 무엇이 분명한 경계로 세워져있습니다. 그래서 남자들은 국가라는 대의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칠 수 있지만 여자들은 국가와 자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면 누구나 다 자식을 택한다고 하지요. 즉 여자들의 가장 큰 대의는 가족이며 자식이며 남편이라는 것입니다. 허허. 그래서 결론은 무엇입니까.. 지금 내 옆에 있는 나의 아내를 늘 융숭히 더 대접하고 사랑하여야 한다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남편 된 나를 믿고 일생을 던져 나의 이룸을 돕는 평생의 ‘돕는 배필’ 반려자이기 때문입니다.

모르기는 해도.. 큰 이의는 없으시죠?

 

 

- 산골어부 2020923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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