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천만 원을 입에 문 사나이

덕 산 2020. 8. 7. 13:34

 

 

 

 

 

천만 원을 입에 문 사나이

 

김홍우(khw***) 2020-08-04 11:38:52

 

정확히 말하자면 1300만원인데 엊그제부터 가족들이 부르는 저의 별명처럼 된 말입니다. 일찍이 허리우드

유명배우 진 핵크먼이 나왔던 ‘총알을 물어라’라는 제목의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만.. 1300만원을 입에 물다니..?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 얼른 정답을 말씀드리자면 이제 막 끝난 저의 치과 임플란트 시술 비용이

그렇다는 것으로서 그 값의 ‘이빨들을’ 한 입 가득 물고 다니는 남자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문다’라고 하는

것은 이빨로 무는 것이므로 그 보다는 ‘입에 담고 다닌다.’ 라는 표현이 더 잘 맞을 것 같군요.

 

 

임플란트 시술을 13대 하였으니 개당 100만원 꼴입니다. 물론 다른 치아 몇 개도 레진, 신경치료 등 몇 가지를 겸한 비용이기는 합니다만... 해당 병원 의사선생님 지인의 소개로 찾게 된 곳이라서 비용을 많이 축소해

주셨습니다. 현재의 임플란트 시술은 개당 120만원 정도 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하네요.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잘 사는 나라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국민들 대다수에게는 개인이 감당해야할 액수로 천만 원이란 돈은 ‘큰 돈’이 아닐 수 없기에 상기한 별명도 생기는 것인데 경우에 따라서는 깊은 탄식의 모양으로 나오는 뜨거운 호흡과 한숨이 적절히 버무려지는 말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또 이제는 임플란트 시술 비용이 1대당 50만 원 대까지도 그 비용이 낮아지는 하는 모양새이기는 합니다만.. 어서 빨리

5만 원 대 까지 낮아지기를 계속 기도를 하여야 하겠습니다. 허허. 하긴, 가격이 너무 낮아도 환자들은 가기를 꺼린다고 합니다.

 

 

 

 

 

 

치아의 상태는 그만큼 사람의 생활 속에 희락(喜)과 뗄 수 없는 깊은 관계에 있습니다. 우선 사람들은 ‘먹고

산다’라고 말들을 하는데 의식주(衣食住) 중에서도 먹는 일 중에 그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크기 때문인데

그래서 TV만 틀면 주로 먹는 식도락의 장면들이 많이 나오면서 과연 의식주 중에서도 ‘식(食)’의 모양이

사람의 삶 중에서도 그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먹는 일’의 가장

일선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치아이기 때문이지요.

 

 

벌써 오래전 해외뉴스 속에서 자신의 멀쩡한 치아를 다 빼버리고 ‘다이아몬드’로 의치를 만들어 해 넣은

젊은 여자에 대한 기사가 있었습니다. 직업이 모델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톱 모델이었기에 치아 또한

‘톱Top’의 모양이 필요했던 것일까요.. 벌써 20년 정도 지난 이야기이기도 하고 이제는 그녀도 늙은 혹은

나이든 여인의 반열에 서있겠지만 지금도 그 다이아몬드 치아를 여전히 가지고 있을까.. 젊은 날 속에 잠깐의 만용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아무래도 지금 시점에 이르러서는 그 일을 후회하고 있지는 않을까.. 그래서

지금은 임플란트로 다 갈아 끼우고 살아가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다이아몬드 이빨이라고 하여도.. 제 머릿속에는 “본래 자기 이빨만한 것이 없다.”는 선대

어르신들의 말씀이 떠오르기 때문인데 저 역시 이제 막 ‘늙은이의 초입’에 들어서다 보니.. 또 그렇듯 틀니이며 임플란트 같은 것들을 벗 삼아 지내야 하는 날들을 맞이하게 되니 정말 그 말씀들이 하나도 틀리거나 과장된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더욱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휴.. 진즉에 그렇게 깨닫고 끄덕였더라면

오늘과 같이 괴로워하고 힘들어 하는 현재는 없었을 텐데.. 하고 후회하고 뉘우치고 있지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평소에 치아관리를 잘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 됩니다.

 

 

 

 

 

 

엊그제 치과의사선생님은 저의 임플란트 완성 말미에 “임플란트 치아는 원래 치아보다 더 잘 관리를 하셔야

합니다. 더 깨끗이.. 하루에 두 번 이상 꼭꼭 닦으시고..” 하십니다. 그때도 입을 아하고 벌린 상태이어서 예 하고 대답은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염려 마십시오. 치아로 하는 고생은 여기까지로 끝내겠습니다.”하고 힘주어

말하기는 했지만.. 사람이란 원래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법, 두고 보아야 하기는 하겠습니다마는..

 

 

그렇게 굳게 결심을 더 하게 되는데 그것마저도 또 아파서 고생하면서 고통의 치과 의자에 또 앉게 될까봐서 라는 것들 보다는 지금 내 입안에 들어앉아있는 1300만원이 무위로 돌아갈까 봐서 하는 이유가 내 마음에

더 큰 것을 보면 그 역시도 ‘돈 생각의 압박에서 나온 대답’이라고 할 것입니다마는 그도 그럴 것이 온 가족이 허리를 졸라매며 ‘내 입 안에’ 투자해 넣은 모양을 다시 또 한 번 같은 모양으로 재현시켜서는 절대로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임플란트를 끼워 넣고 사용을 하여보니 다행히도 원래 제 이빨처럼 편안하군요.. 그래서 이제나 저제나 갈비를 뜯어 볼 날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허허. 다시 한 번 더 하나님께 감사하고 이에 관련하여 수고하고 애쓴 이들에게 역시 또 감사를 전하면서 요즈음은 90세 정도까지 사는 것이 정석이 되어가는 보통의 모양인

만큼 앞으로 약 이십 오륙년 정도는 아무런 문제나 걱정 없이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안 해도 좋을 기우(杞憂)적 사족을 굳이 달자면 부디 치아관리를 잘 하시기를

 

 

- 산골어부 202084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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