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그동안 잊고 지내던 고마운 것들

덕 산 2020. 6. 9. 11:44

 

 

 

 

 

그동안 잊고 지내던 고마운 것들

 

이철훈(ich***) 2020-06-06 09:58:10

 

오후의 기온이 벌써 30도 가까이 오르내리고 남쪽 지역은 이미 30도를 넘어선다는 소식이다.

6월을 막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벌써 이러면 올 여름은 상당히 더울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올해 들어 유달리 잦은 비로인해 무성하게 자라 미관상 보기 싫고 진입하는 차량의 통행에 지장을 주는 가지를 정리하는 정도의 가지치기작업을 시작했지만 이것도 손질해야하고 저것도 마음에 들지 않아 일이 생각보다 커지게 된다.

 

점심 식사 후 잠시 보기가 싫고 방해되는 가지 정도만 가지치기한다는 것이 생각과는 다르게 길어지자

뜨겁게 내려쬐이는 강렬한 햇볕에 약간 어지럼증도 생기고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된다

 

예년에 비해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인해 작년에 사용하던 에어컨을 점검하기위해 사무실마다

에어컨 기사들이 빈번하게 방문하고 벌써 일찍 찾아온 올여름의 무더위를 대비하는 것같다.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급상승하는 무더위덕분에 코로나의 전염속도가 주춤하고 한동안 안심해도 되는지 ,

올여름에는 답답하고 호흡하기도 불편한 마스크를 더 이상 쓰지 않아도 괜찮은지 궁금해진다.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야구장을 찾아 좋아하는 팀을 실컷 응원도 해보고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기위해

영화관도 찾고 하지 못했던 운동도 하고 마음 놓고 사람들을 만나 상담도하고 다양한 모임에도 참가하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었는지 이번 코로나의 확산으로 새삼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작은 배낭하나 메고 가까운 산과 바다를 찾고 누구나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즐거운 일이었는지 이제야 깨닫는다.

 

얼마 전부터 은행이나 관공서를 방문하면 담당자와 손님사이에 투명한 아크릴판이 새로 설치되어 감염위험을

예방하는 조치도 있고 새로 오픈한 자유배식식당에도 4인용테이블가운데에 역시 아크릴판을 설치해 코로나전염을

막아보려고 애쓰는 노력이 사회전반으로 확산되어간다.

 

그러나 잠시 진정되어가던 코로나의 확산으로 인해 확진자들의 추가발생과 그들의 생활반경을 알려주는 속보가

빈번하게 전달되고 그 소식이 자신이 근무하는 곳이거나 가족들과 사는 지역인 경우에는 놀라 다시 한 번

자세히 확인하게 된다.

 

과거의 경험으로 이미 실감하고 체득한 것은 엄청난 자연재해로 삶의 터전을 잃고 모든 것을 한꺼번에 사라져버린

암담한 현실에 망연자실하고 좌절하지만 전국각지에서 자신의 생업도 포기하고 달려온 자원봉사자의 헌신적인

노력과 각계각층에서 지원하는 생필품과 자금지원으로 다시 힘을 내 복구 작업을 시작한다.

 

끝날 것 같지 않던 엄청난 위기상황도 얼마 지나지 않아 이겨내고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많은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시꺼먼 구름이 잔뜩 몰려와 칠 흙 같은 어둠과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퍼붓는 장대비가 그치면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맑게 갠 짙은 푸른 하늘을 볼수가 있는 것과 같다.

 

신종전염병인 코로나의 확산으로 인해 힘들고 고통스러운 위기상황이지만 그동안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마음껏 누리면서도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했다는 사실조차 잊고 지냈다는 것을 이제야 겨우 알게 된다.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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