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마음
김웅채(kim***) 2020-05-26 15:48:28
자고 싶으면 출근 걱정 없이 늘어지게 자고
먹고 싶으면 체면불구하고 배불리 먹고
일하기 싫으면 놀고
놀기 싫으면 자빠져 자고
늙으니 마음대로 바람처럼 살 수 있는
황혼의 자유가 부러운 때도 있다
그리고 옛날에도 초로의 50대 방랑시인 김삿갓은
거침없이 마음 내끼는 대로 풍광이 좋은 금수강산을 누비고 다니면서
이쁜 아씨를 만나면 시로 풍류를 핑계 삼아 운우지정의 맛을 보는
호색한의 자유여행도 예나 지금이나 더없이 멋져부리다
돈이 많으면 많아서 걱정
없으면 없어서 걱정
늙으면 몸이 마음대로 안 따라주어서
걱정으로
사람은 탐욕의 늪에 빠저서
사는 것 자체가 걱정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다
문제는 살아가는데 마음이 만족하느냐
불만족하느냐에 따라서
행복하기도 하고 불행하기도 하다
세월이 길고 짦음도
천년이 하루 같고
하루가 천년 같이
마음 먹기에 달려 있어
불가에서는 모든 게 마음에서 나온다고 해서
시심시불로
마음이 곧 부처님이라고 한다
이는 치매로 사리분별을 못하여
마음이 비정상이면 시간개념이 없어
1년이 100년 같고
100년이 1년 같아서
오래 살고 일찍 죽는 것 자체를 분별할 수가 없다
자식들은 치매걸려 요양원에 모신 부모님이 그래도 오래 살기를 바라지만
당사자인 부모님은 사는게 사는 것인지도 모르고 숨만 쉬고 무의미하게 살다
가시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육신이 건장해도 마음이 정상이 아니면
사는 것이 죽은 거나 다름이 없다
늙어서도 산에도 가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친구들과 재미나게 골프도 치고 여행다니며 행복한 만족감으로 살아가면
황혼길 인생이
결코 절망의 석양길이 아니고
지는 태양이 더 붉게 빛나듯이
자유분방한 황금빛이요
영광스런 완숙한 삶이 된다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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