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짜장면
김홍우(khw***) 2020-03-30 11:22:22
‘짜장면’이라고 하는 음식은 우리나라 사람이 만들었다는 것 외에도 우리 대부분 모든 이들에게 좀 특별한 것이 분명합니다.
특히 이제 60대 저희 세대 쯤 된 이들에게는 반세기 전 그 어릴 적 추억 속에 짜장면과 엮어져있는 장면들이 적어도 몇 개씩은
꼭 있는 것 같고.. 다 같이 가난하고 없었던 시절을 살았던 당시 서민들에게는 그래도 가장 수월하고 가깝고 또 맛있는
외식으로서 먹거리의 대명사이기도 하였지요. 입학식 때 먹었고 졸업식 때 먹었으며 생일날에 먹었고 100점 받은 상(賞)으로
엄마의 웃는 얼굴 앞에서 먹은 적도 있습니다. 그렇듯 언제 먹어도 맛있던 짜장면이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10가지 음식에는 꼭 그 이름이 올라간다고 하니 과연 시대와 세대를 뛰어 넘는 ‘히트작(!)’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바다와 짜장면’이라면.. 서로 사이에 별 상관점이 없는 것 같아서 또한 매치 될 것도 없을 것 같기도 한 것이지만..
나만 그런 것인가? ‘바다와 짜장면’이라면.. 곧 바다도 짜장면도 특유의 중독성이 있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년 중 한두 번 쯤은 가보아야 하고 또 년 중 최소한 서너 번쯤은 뱃속에 넣어주어야 몸도 마음도 편안합니다.
그래서 그 둘이 매치 된 ‘바닷가에 가서 먹은 짜장면’에 대한 추억도 있습니다.
이제는 벌써 15년 전 쯤이 되어버린 것 같은데 이런 것이었지요.
“얘들아 우리 뭐 먹을까”
그때 모처럼 저와 아내와 두 딸이 시간을 내어 강릉 해수욕장을 찾아서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점심시간이 되어
출출하기에 제 딴에는 “광어회 먹으러가요!” 또는 “도다리 매운탕이요!!”하는 대답을 은근히 기대하면서
던진 말인데 두 딸 아이들은 즉시로 입을 모아
“짜장면이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으잉? 짜장면? 허허 참.. 그래요. 어쩝니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 해변가 근처에 있는
중국집에 들어가서 짜장면(딸들 것) 두 개, 짬뽕(아내 것)하나, 간짜장(내 것) 한 개를 시켜서 먹었습니다. 아이들은
후루룩 짭짭 맛있게도 먹으니 위로가 되기는 하였지만.. 어쩐지.. 했는데 하긴 또 뭐 그렇게 추억의 이야기 꺼리가
생겨나서 매년 여름이 되어 혹 피서나 바다 나들이 이야기가 나오면 그때를 말하면서 웃기도 하니
가정 화목의 좋은 자산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그 아이들은 다 어른들이 되어서 30대 초반, 20대 중반이 되어 자신들에게 맡겨진 일들을 사회적 책임의 모양들을
가지고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 참.. 세월이 빠르다는 말이 과연 실감납니다. 허허. 그리고 그때 집에서 기르던 덩치 큰
‘골든리틀리버’ 종(種) 개 ‘또또’도 함께 갔었는데 지금은 세상에 없지만 이럴 때면 생각이 나면서 보고 싶네요.
그도 그럴 것이 그 품종의 개들의 얼굴과 체형 모양은 거의 모두 비슷비슷하여서 어디선가 주인과 산책이라도 하고 있는
골든리틀리버 종 개들을 보면 그때 우리와 함께 강릉 해수욕장에 풍덩 뛰어들어서 수영을 같이 하던 ‘또또’의 얼굴이
둥실 둥실 떠오릅니다.
원래 그런 유명 해수욕장에는 개와 같은 동물들의 입장과 동반을 막는 것 같습니다마는 그때는 아직 개장 전이라서
그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산한 해수욕장.. 돗자리를 펴 놓은 한 가정 네 식구.. 그리고 개 한 마리.. 아직 조금은
선선하였지만 시원하게 부서지는 파도 속으로 사람도 개도 뛰어 들어 수영하며 재미있게 놀았고.. 그러다가 출출하여
찾은 곳이 바로 중국집.. 그래서 생겨난 ‘바다와 짜장면’의 추억.. 그래.. 벌써 100년도 더 전에 인천 부두 ‘공화춘’에서
시작 된 짜장면이 이렇듯 강릉까지 따라와서(!) 한 가족의 배도 불려주고 추억도 불려주는구나.. 그렇듯 세기를 이어
가면서 사람들에게 충성하는 짜장면이 한 편으로는 고맙기도 하고.. 하지만 또 그렇듯 ‘횟집’으로 가려는 발걸음을
가로 막기도 하였으니.. 허허..
넓은 바다.. 그 아름다운 풍경과 밀려오는 작은 파도들.. 그리고 그 속에 뛰어들어 그것을 즐기며 웃는 사람들.. 그것을
그렇게 만들어 놓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즐거움을 누리는 모습과 모양이라면 그것은 분명히 ‘하나님 찬양’이라 할 수 있고
참 좋은 일이고 멋지고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리고 왜 바다뿐이겠습니까.. 산 위에 올라 발아래 풍경을 내려다보면서 크고
깊게 하여보는 심호흡도 그렇고 알록달록 아름다운 가을 산의 수놓음도 그러하며 광활한 푸른 하늘 거기에 떠가는
흰 구름을 바라보는 것으로도 그러하여 과연 ‘찬양의 시(詩)’를 써보는 시인이 되어보기도 합니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지으시고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하신 만큼 이 세상은 모든 아름다움의 구성과 조화의 모습으로
가득하지만 간혹 추하게 우그러지고 쭈그러지고 오염 돼서 망가지고 황폐하여지는 자연의 모습 경우들도 볼 수 있는데..
거기에 사람이 관여되지 않은 것이라고는 과연 없지요.. 쯧 그래서 질병도 질환도 생겨나고.. 오늘날 이러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흥왕도 그러한 자연의 망가짐 모양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 것이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이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각성하고 심기일전하여서 지금 바이러스로 인한 폐해의 복구와
회복에 이렇듯 힘쓰는 모양 이상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자연과 그 ‘자연회복’에 대하여서 끊이지 아니하는 지대한 관심과
후세 교육 그리고 아낌없는 투자가 이어지고 계속되어 그래서 ‘건강한 자연 속의 건강한 우리 삶’의 모양이 속히 무엇보다도
중심하여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사람의 몸이 건강하여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우리들의 삶의 터전 ‘지구’가
건강하지 아니하고서는 ‘사람의 건강’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바다와 짜장면’이라는 제목으로부터 시작하여 조금은 멀리 나온 것 같습니다마는 바다도 짜장면도 우리들의 삶 속에
그 ‘싱그러움’을 더하여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간의 보다 더한 매칭의 모습을 생각해 보게 되어 글로
옮겨 보았습니다. 바다를 좋아하든지 않든지, 짜장면을 좋아하든지 않든지 그 두 가지는 우리들의 삶과 생활 속에서
이미 상당부분을 확고한 모양으로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거기에 뛰어들며 얻어지는 즐거움과
짜장면을 시켜놓고 웃고 있는 한 가족의 모습 그리고 그 입가를 온통 짜장으로 묻혀놓고는 서로 보며 더욱 웃게 되는
모양들을 떠올려 보면서 그 두 가지 모양을 능히 하나로 묶어내었던 우리 가족들의 즐거웠고 화목했던 모습을 다시 한 번
더 둥실 둥실 두둥실 보름달 모양으로 떠올려 봅니다. 그래요. 독자제위께서도 바다로도 짜장면으로도 늘 건강들 하시기를
- 산골어부 2020330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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