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우(khw***) 2020-01-30 15:57:07
‘썰’이라는 말은 이미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젊은 층들 사이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음이 오래임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우리말 사전 같은 것에는 등재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말은 사람이 하는 말을 하는 모양을 일컫는 것이지만
흔히 대중들 사이에서 “썰 풀지 마라.” 또는 “그게 다 썰이야 썰”하는 모양으로 많이 사용되어지는 말이라는 확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에 대한 비속어적 근접으로의 비하 모양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말이 상용 통용의 모습으로
쓰이는 현장 속 분위기와 화자(話者) 청자(聽者) 간에 오고가는 내용의 상호간 부합의 모양으로 보아서 그 태동 모체가
‘설(說) 또는 설(舌)’이라는 한문 글자와 그 발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먼저 설(說)은 말하다, 말씀, 이야기하다 서술하다..는 사전 속 설명이고 보면 ‘썰’이란 그렇듯 누군가의 말에서 시작 된
것이기는 하겠지만 ‘그냥 떠돌아다니는 말’ 또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소문’ 그리고 ‘가치 없는 말’ 이라는 뜻을 내포
또는 함축하고 있다는 설명이 틀리지 않을 것 입니다. 그래서 ‘썰’은 그 화자가 뚜렷한 연설(演說) 설교(說敎) 설명(說明)의
모양과는 달리 어떤 것은 그 ‘썰의 시작점’에 서 있어야 할 화자를 쉽게 찾을 수가 없는 것이지요. 그러기에 ‘썰’은 ‘허튼 소리’
‘근거 없는 말’ ‘자기주장의 미화’ ‘사실 내용과 멀어진 편협한 윤색’ 등을 나름 달변의 모양으로 토해내는 것을 가리키는
대중속어가 되었기에 어느덧 썰=거짓말이라는 도식으로까지도 나아가는 모양이 되어졌습니다.
두 번째는 설(舌)인데 이는 사람의 ‘혀’를 말하는 것으로서 ‘썰’이 여기에 기초하였을 가능성 역시 농후하기는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의 말이라고 하는 것은 ‘혀의 움직임’에서 비롯되어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며 그래서 “혓바닥을 함부로
놀리지 말라.”는 위협과 경고의 일갈 장면 같은 것들을 TV 사극 드라마 속에서도 종종 보고 들을 수도 있지요. 그렇게
‘세치 짧은 혀’의 주의 없는 놀림(!)에서 비롯된 말 한마디가 사람들 사이에 여과는커녕 과장의 옷이 덧입혀지게 되면서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 갈림의 권세를 쥔 엄한 위상을 갖추게 되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한 애써 소급하여
올라가 찾아보아도 그 첫 번째 화자의 정체도 모습도 알 수도 찾을 수도 없는 그야말로 ‘임자 없는 썰’이 되어버리고야 말지요.
한자어 설(舌)을 중국 본토 발음으로는 ‘썰’이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이 한자어는 설전(舌戰) 설화(舌禍)
설단(舌端) 등으로 쓰여지면서 그 ‘혀 놀림’에 주의를 요구하는 뉘앙스를 풍깁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대부분 사람들은
‘말(言)’에 그 의미를 두어 사용할 적에는 그래서 설(說)과 설(舌)을 거의 함께 같이 쓰고 활용합니다. 그래서 “썰 풀지 말라”고
할 때에는 근거 없는 소리, 헛소리, 쓸데없는 소리, 돌아다니는 소리, 자기주장에만 치우친 말.. 들을 하지 말라는 것이며
귀 기울여 들어보거나 헤아려 볼만한 가치가 없는 또는 가치를 두지 말아야 할 말들을 일컬을 때 사용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이 ‘썰’이라는 말이 우리말 사전에 등재가 된다면 그러한 풀이와 설명이 붙여질 것입니다.
사람의 몸 가운데서도 지극히 작은 이 ‘혀’의 움직임이 그것을 움직이는 이의 운명을 결정할 수도 있는 것임을 사람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간파하고 있었으므로 ‘혀 조심’ 곧 ‘말조심’을 하면서 살아왔고 그러한 ‘말조심’은 하나의 진리 명제처럼
되어서 지금도 여전히 그 가치의 빛을 뿜뿜 왕성한 현재진행형으로 내뿜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래서 성경에서도 ‘사람의
작은 혀는 마치 큰 배의 방향을 잡아주는 것으로 배의 뒤쪽 끝에 말미에 아닌 듯 작은 모습으로 붙어있는 작은 키 와도
같은 것이기는 하지만’ 자칫 그것을 함부로 경솔히 신중한 판단 없이 움직일 때에는 그 혀 주인의 인생 향방을 한 순간에
이곳에서 저곳으로 또 저곳에서 이곳으로 그 진로를 바꾸어 정하여 놓을 수도 있다는 것을 주지시켜주고 있지요.
곧 ‘나의 말 한마디’가 나를 선하고 높은 쪽으로 한껏 올려 줄 수도 있지만, 반면에 ‘그 한마디’로 인하여서 자신이 결코
헤어나기 힘든 ‘깊고 깊은 구렁텅이’에 내던져 질 수도 있다는 것이며 그것은 이미 숱한 선대들의 말과 모양 그리고
그 부침 속에서 이미 부정할 수 없는 진리의 모양으로 확인되어진 바이기에 그래서 누구든지 오늘 지금 내가 ‘하려는 말’에
대하여서 다시 한 번 아니 열 번 생각해 보고 입 밖에 내어놓아야 한다는 교훈이 빛바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지혜로운 우리 속담도 있는데 그 속 깊은 뜻을 재구성하여 드러내 본다면 “말 한마디로 만 냥
빚에 갇히게 될 수도 있다”는 것에 다름이 아니므로 사람의 말조심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부족할 뿐입니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 속에는 크게 ‘말을 주의해서 신중히 하는’ 사람과 절제 되지 않은 모양으로 마구 함부로
‘썰을 풀어대는’ 사람들 모양으로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썰’들이 비난 비판 욕설 그리고
몰지각의 모양을 가지는 것들로서 상기한 것처럼 나의 ‘존재와 삶’자체를 나락()으로 몰라갈 수도 있는 것이기에
주의를 더하여야 합니다. 물론 썰 중에는 ‘유익한 썰’도 없지 않아 있겠습니다. 그래서 웃음도 주고 칭찬도 하게 하는
마땅히 상 받을 일들에 대한 ‘썰’들의 모양을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비율을 재어 볼 때에 그 수치가 얼마나
작고 적은지요.. 왜냐하면 사람들은 여전히 누구를 ‘칭찬하는 말’보다는 누군가를 ‘비난하는 말’들 주고받기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또 우리 사회를 좀 먹게 하는 ‘많은 허탄하고 허구에 찬 썰’들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제는 ‘지구촌’이 되어버린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이 이 세상 속에서 ‘나’를 지키고 ‘가족’을 지키고 ‘사회’를
지키며 ‘나라’가 흔들리지 않게 하려 한다면 이러한 ‘썰의 만연’을 경계하고 물리쳐야 합니다. 작금의 ‘중국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근거 없는 유언비어’에 대한 강력 경고를 정부 관계부처에서 연일 하고 또 여기에 귀 기울이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는데 그러나 ‘썰’이라고 하는 녀석은 개인의 행(幸) 불행(幸)에 대하여서는 언제나 ‘나 몰라라.’ 하는 놈이기에
바로 이러한 것들을 기회의 토양으로 삼아 겉잡을 수없이 발흥하며 그야말로 태양의 불길이 거대한 파동의 모양으로
일어나는 ‘코로나 현상’처럼 악의 확산과 그 만연을 만들어 내는 데에 있어서는 언제나 일등공신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지요.
또한 ‘썰’이란 그것이 바로 별 생각 없이 아무렇게나 우리들이 입 밖으로 던져버리는 ‘말’ 이라고도 할 수도 있는바 그처럼
‘아무렇게나’의 토양을 밟고 우후죽순처럼 일어나는 것이 바로 ‘유언비어’이며 그것은 아무의 눈치도 조언도 다 거절하고
사양하며 오직 곧바로 직통 상승하면서 돌이키기 어려운 ‘사회 불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놈이기에 혹시 지금 내 입에서
‘말’이나 ‘말씀’이 아닌 ‘썰’이 나가고 있지는 않은지 때마다 주의 깊은 점검을 계속하여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렇듯 ‘썰’을 푸는 이들의 심리는 착각일수도, 바램일수도 혹은 자기 지루함의 해소일 수도 있습니다. 즉, 이럴지도 몰라
하는 불안한 마음, 또 그렇게 되어봐야 정신을 차리지 하는 참견으로서의 우월적 심리, 또 자신의 주장에 동의를 구하는
것으로서 타인의 관심과 동조 받기를 바라고 그것을 나를 일으켜주는 대리만족으로서의 한 표상의 발현이라고도 믿고
생각한 결과 일 수도 있지요. 그러나 결국에 드러나는 결말은 그 모두가 ‘자신을 그럴 듯하게 포장하려는 썰’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스스로의 갉아짐에 후회하며 허탄해 하겠지만..
어떤 근거도 없고 누구도 책임자로 나서지도 않는 ‘썰’의 모양은 이렇듯 나와 우리 모두가 포함되어져 있는 어떤 사안을
결코 ‘선하지 않은’ 엉뚱한 방향으로 더욱 크게 몰고 가면서 분란을 일으키면서 과연 ‘큰 배의 작은 키’와도 같이 우리들의
삶을 어떤 나락의 방향으로도 몰고 갈 수 있는 것이기에 주의를 하여야 하겠다는 생각에서 우리들이 부지불식간에 내어준
자리에 고착의 모양으로 뭉개고 앉아서는 다시는 일어나 자리를 옮길 기미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썰’을
돌아보았습니다.. 아, 이제는 그 '썰'들이 다 '썰물'처럼 물러 갔으면..
- 산골어부 2020130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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