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우(khw***) 2019-10-11 12:14:55
직접 보거나 확인해 본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살아있는 세계 최장수 등록상표로 기네스북에 올라있는 것은
활명수의 ‘부채’ 마크라고 합니다. 그리고 활명수는 지금도 생산이 계속되어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애용하고 있으며
저 역시 조금 전에 먹은 것이 좀 잘못 되었는가.. 속이 답답하여 ‘까스 활명수’를 한 병 마시고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또 이것이 혹시라도 누군가의 심기를 불편케 하는 ‘광고 글’로 보여지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이 없지 않아 있기는 합니다만
활명수라는 이름과 실체는 우리 모두가 어린 시절부터 ‘친구’로 지내온 터이니 그저 ‘오랜 친구의 이야기’
정도로 읽으시면서 옛 추억을 되살려보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활명수(活命水)라는 이름은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고 하는 뜻인데 저의 개인 경험으로는 ‘생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여러 차례에 걸쳐 소화불량 복부 팽만으로의 통증 및 이에 수반되는 구토 등으로 불편할 때에 그 모양들을 해소시켜준
‘물약’으로 기억되고 있으니 ‘답답함을 없애주는 물’이며 소개 글에 보니 지금까지 85억병 이상 판매가 되었고 그것은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175병씩 마실 수 있는 수량이 된다고 하는 만큼 훨씬 전 지난 시절 속의 많은 사람들에게 준
유익의 모양이 거기에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지난 시절 속 많은 사람들’이라고 구분한 것은, 아무래도 활명수의 전성시대는 60~70년대가 아니었겠는가 하는
생각에서입니다. 당시에는 ‘소화’에 관련된 약으로서는 활명수가 거의 유일하였고 뒤에 ‘훼스탈’ ‘베스타제’ 등이
나와서 ‘소화제의 새 시대’를 알약으로 열어가기는 하였지만 역시 활명수의 아성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다만 작금의 경쟁구도로서의 전세(戰勢)의 형국은 다소 역전된 것 같기도 하고..
아직도 ‘활명수’라는 이름은 계속되고는 있습니다만 이제는 그 이름 앞에 용도, 구분, 등의 강조 역할을 하는 수식들이
붙여짐으로 인하여서 어쩐지 약간은 한 걸음 물러선 느낌이기도 합니다. ‘까스 활명수’를 선두로 ‘꼬마 활명수’에
‘미인 활명수’.. 그래요.. 1897년부터 불리어진 이름이라고 하니 이제는 많이 늙었고.. 아니 그보다는 그처럼
‘어르신의 존함’이 되어 진 만큼 한 걸음 뒤로 물러서신 모습도 아름답다 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 시절 속에 상표이름에 많이 붙여 넣었던 ‘골드’를 역시 붙여 활용하기도 하였고..
세계 사람들이 다 그러하겠지만 우리도 모든 약품 용품 문구 도구 등의 이름으로 ‘골드’ 소리 참 많이 하였는데 아직도
여전히 ‘골드’가 붙는 이름들을 선호하는 경우들이 많은 것을 보면 과연 ‘골드가 골드입니다’ 허허. 골드는 ‘황금’인데
이러한 활용의 모양은 결국 모든 사람들이 ‘황금을 좋아 한다’는 것이지요. 과연 지난 수천 년을 최고의 가치로 이어온
‘골드’를 넘어서는 것은 아직도 없나 봅니다. 그렇게 세기의 유행이 바뀌고 있는데도 여전히..
어릴 적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활명수 공장’이 있어서.. 사실은 활명수 병을 만들었던 공장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 시절 언젠가 한 창 유행을 하였던 ‘병뚜껑 따먹기 놀이’에 유리한 곳을 선점하게도 된 모양이 되기도 하였지요.
당시에도 물론 ‘빛나는 일등병’을 위시한 딱지 구슬 등이 있었지만 그것들은 다 ‘돈을 주고’ 사야했던 것인 만큼
그것보다는 길거리에서 주워서 사용할 수 있는 껌 포장종이, 각종 병뚜껑 등을 딱지처럼 잔뜩 모아서는 ‘따먹기 놀이’를
하였으니 요즘 아이들이 들으면 도대체 무슨 말인가 할 것입니다. 벌써 반세기도 훨씬 전의 일입니다.
그래서이겠지요.. 지금도 ‘활명수’라는 이름을 들으면 먼저 그 어릴 적 친구들의 얼굴들이 떠 오릅니다.
“..그래 그 코딱지 얼굴들을 붉으락푸르락 하면서 ‘활명수 병뚜껑’을 가지고 많이들 다투기도 하였었지... 이제는 모두
‘국가공인 노인’들이 되었는데 쯧 아직도 활명수들은 복용들 하고 있는 거냐? 그래.. 활명수.. ‘이명래 고약’과 함께
우리 시대의 명약이었지 ‘속탈은 활명수 겉 탈은 이고약’ 하던 말들이 아직도 귓전에 들려오니 나도 이제는 어느 덧
옛사람이 되어 버린 것에 대하여서는 더 이상 손사래를 칠 수가 없구나... 지난 세월 속에서 판매 되었다는 활명수
작은 병 85억 개를 눕혀 이어놓으면 4만km 지구둘레를 25바퀴도 더 이어 두를 수 있다고 하니 놀라게 되는데.. 그 중에서
약 5m 쯤은 분명히 내가 마신 활명수 병들이 그렇듯 함께 누워있는 것이라 할 수 있으니 어쩐지 더욱 정감이 가는구나..”
활명수의 ‘동화약품’은 1996년 기네스북으로부터 국내 최고(最古)의 제조회사, 역시 최고(最古)의 제약회사 그리고
최초의 등록상표(부채모양)과 최초의 등록상품(활명수)을 인정받고 인증서를 받았다고 하니 그렇게 지난 120여년을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며 지내온 활명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고종 임금님 때의 궁중명약으로 시작하여
지금까지 살아 왔으니 이제는 그 이름도 편히 쉴 나이가 되었다고도 하겠는데..
물론, 늙은이를 더 부리자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활명수는 우리 사람처럼 세월 앞에 그 한계가 명백하여 호흡의
날을 자꾸 더 지낼수록 허약해지는 두 다리를 사시나무 떨 듯 후들거려야 하는 타고난 무력(無力)의 존재는 아니므로
앞으로도 그 이름 ‘생명을 살리는 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빛나는 이름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속 탈’을
대를 이어 책임져 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산골어부 20191011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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