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가을 연서 / 淸草배창호

덕 산 2014. 10. 27. 16:31

 

 

 

 

 

 

 

가을 연서 

            - 淸草배창호 -

 

 

꽃이 아름다운 건

미혹迷惑의 향기가 있기 때문이라지만

쳐다만 봐도 설레는 이 동공의 기쁨은

햇살에 안긴 가지 끝 봄바람처럼

내 안을 온통 헤집고 다니는 임이기 때문입니다

 

단풍이 아름다운 건

이글거리는 작열에도 수채화처럼

노랗고 붉게도 잘도 빚었으나

갈 때는 아낌없이 모두 비우고 가는

저 무애無涯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하나 귀하지 아니한 것 있겠나마는

끊임없는 깨달음이 삶이라 했든가

오고 감이 자유로운 바람의 행보처럼

회한이 남지 않는 한 닢의 낙엽마저

혼신을 다한 존엄尊嚴의 생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