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鄕 愁 / 정 지 용

덕 산 2012. 6. 30. 21:40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 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 곳이 참아 꿈엔들 잊힐리야.//

 


     질 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 바람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벼개를 돋아 고이 쉬는 곳

     --- 그 곳이 참아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러 쏜 화살을 찿으러

     풀섶 이슬이 함추름 휘적시든 곳

     --- 그 곳이 참아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 같은

     검은 귀머거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러치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줏던 곳

     --- 그 곳이 참아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어  도란도란 거리는 곳

     --- 그 곳이 참아 꿈엔들 잊힐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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